2008년 1월 22일, 판교 신도시 건설 부지에 포함된 성남시 삼평동 일대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 한성시기의 백제 횡혈식석실묘 9기가 새로이 확인되어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7년 3월경에 시작된 이번 발굴조사는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 의해 이루어졌다. 2월 19일 현장을 실견한 바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석실묘의 구조적 특징과 시기
횡혈식석실묘는 묘실의 평면형태에 의해 정방형과 장방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번에 조사된 9기는 모두 장방형 평면에 연도가 우측(입구에서 바라볼 때)에 달린 것이다. 이러한 평면형태에 의해 천장부는 짧은 벽을 긴벽에 기대어 올라오면서 점차 좁히는 이른바 변형 궁륭식(혹은 아치식)으로 처리되어 있다. 이 같은 천장 결구방식은 공주 금학동 고분군 등 지금까지 웅진기(475~538년)에 유행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었다. 그러나 토기로 보아 가장 이른 것으로 판단되는 5호묘는 4세기 후반경까지 소급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늦은 6호묘의 경우도 5세기 후반보다 더 내려 볼 수는 없어, 웅진기의 변형 궁륭식 천장이 한성기에 이미 등장하였음이 분명해졌다. 이로써 한성기에는 화성 마하리 고분군에서 확인된 바 있는 방형 평면에 궁륭상 천장을 가진 석실과 함께 판교의 경우와 같은 장방형 평면의 변형 궁륭상 천장을 가진 석실이 공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
2. 금제 화형장식이 가진 의미
판교 삼평동 6호묘에서는 금판을 오려 꽃모양으로 만든 장식이 출토되었다. 흔히 금화식(金花飾)으로 부르는 이러한 장식은 공주 금학동 24호 석실, 서천 추동리 A-27호 석실, 군산 여방리 82호 석실 등에서 알려진 바 있다. 이들은 모두 그 시기가 웅진기에 해당되는데, 판교 것은 그 형식상 웅진기의 예들보다 분명히 고식에 해당되는 특징을 갖추고 있다. 금화식은 추동리 출토예로 보아 신분을 나타내는 관(冠) 장식임이 틀림없다. 사비기(538~660년)에 들어 나타나는 것으로서 4위 이상의 고위 관리가 착용하던 은제관식(銀花冠飾)이 등장하기 이전 단계의 중앙귀족들의 관장식으로 볼 수 있다.
한성시기에는 이러한 금화식과 함께 공주 수촌리, 익산 입점리, 서천 부장리, 고흥 안동 등의 고분에서 출토된 바 있는 금동관도 존재하였다. 금동관은 부장한 무덤에서는 도검, 화살촉, 마구 등 다량의 무기들도 함께 부장된 반면 금화식이 나오는 무덤에서는 그러한 무기가 보이지 않아 주목된다. 금동관 소유자는 지방의 유력한 지배자인 반면 금화식 소유자는 중앙귀족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3. 판교 석실묘의 백제사상의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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