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句麗

[스크랩] 다물

吾心竹--오심죽-- 2011. 12. 19. 12:30

 

다물'(多勿)이 '따무르자"인가?



   흔히 고구려의 상무정신을 이야기하면서 '다물'을 자주 말합니다. 그러면서 빠짐없이 나오는 것이 바로 이 고구려어 '다물'이 우리말 '따무르자"라거나 혹은 '되무르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이런 분석이 어디서 기초했는지 모르겠으나 간단한 반증으로도 여지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허약한 주장을 가지고 고구려를 논하니 오히려 '다물'정신은 맹목적 국수주의로 비쳐지는 위험마저 안고 있는 것입니다.


   우선 '다물'에 대한 글을 봅시다. 중국의 ‘자치통감’은 ‘다물(多勿)’을  이렇게 풉니다. “고구려 말에 옛 땅을 되찾는 것을 다물이라 한다.(麗語謂復舊土爲多勿)”


   이 '다물'(多勿)을 '따무르자'라고 풀려면 그런 말이 우리말에 있어야 하는데 국어사전에 보면 "따"는 "골라 선택하다.", "필요한 것을 얻다."라고 풀고 있습니다. 또한 "무르다"다는 "다시 삭치다", "물건을 주고 값을 되돌려 받다."로 풀고 있는 것이죠. 여기서 "삭치다"라는 말은 "지우거나 뭉개 없애다." 또는 "양쪽의 셈을 비기다."라는 뜻으로 국어사전은 말합니다. 바둑에서 '한 수 무르다.", "값을 무르다."와 같이 "무르다"는 상대와 거래에서 어떤 상황을 무효화시키는 것을 뜻한다는 것이죠.   따라서 "따무르자"라면 "골라서 얻은 것을 다시 돌려주자."라거나 "얻은 것을 돌려주자."로 풀리는 엉뚱한 이야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말에 "따무르다"라는 용어는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런 조어나 화용의 사례도 없습니다.


   그러면 "되무르다"는 어떨까요? "되무르다" 역시 "도로"라는 어휘의 약어인 "되"와 "무르다"(삭치다, 셈을 비기다)라는 뜻으로 풀 수밖에 없고 과연 이것이 '잃은 것을 회복하다."라는 뜻으로 쓰일 수 있는지 의문인 것이죠. 그것은 '무르다'라는 말이 '(어떤 상황을) 없애다'라는 뜻을 좀처럼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런 무리한 풀이를 버리고 당시 고구려의 말이 몽고와 퉁구스계였다는 가정 아래 비교언어학적으로 살펴 보면 뜻밖에 쉬운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먼저 만주어로 "다물"(da muru)에 대한 음가들을 찾아보면


da :  头目、根、本、颗、原本、原先

muru:  概貌,模样

- 滿-漢 사전-


위에서 보듯 만주어 'da"는 뿌리, 근본, 원본 등의 뜻이 있는데 중국어로 원선原先이란 "원래의 상태"를 뜻하는 어휘입니다. 또한 "muru"는 '모양'이라는 뜻으로 어떤 상황, 또는 양태를 이야기 하는 것이죠. 따라서 "따무르"(da muru)라 하면 바로 "원래의 상태", "처음 상황"을 뜻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만주 퉁구스어로 고구려의 'damuru'는 고구려의 원상태, 기원적 상태를 뜻한다고 풀 수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는 고구려가 옛 국토를 회복하는 것, 다시 말해 그러한 행동을 또한 다물(多勿)이라고 한다는 삼국사기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다물"이 "원상태를 회복한 결과"나 그러한 행동을 뜻하는 중의적 뜻이라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만주어를 생각해 볼 수 도 있는 것이죠.


da  :   头目、根、本、枝、颗、原本、原先

mari : 回,次,遍


결국 '다마리(damari)는 ‘원상태, 근본’ 등으로 돌아감(回)(Return to the Origin)을 뜻하는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하나 더 고찰해 볼 수 있는 것은 damu라는 낱말인데 그것은  只有、只好、唯로 해석됩니다. 다시 말해 만주어 'damu'는 "유일하게 존재하는"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것이죠.


   이 'damu'라는 단어는 고구려 을파소의 다물 흥방가多勿興邦歌의 다음 구절과 관련해 중요한 단서를 줍니다.


" 天上天下 惟我自尊兮 多勿其興邦" /  천상천하 유아자존혜 다물기흥방

하늘 위 하늘 아래 다만 내가 스스로 있음이여 / 다물(多勿)은 나라를 일으킴이라.


다시 말해 중원대륙에 "독보적으로 존재했던 "(多勿/ damu) 옛 조선 제국의 부흥에 대한 기원으로서 만주어 'damu'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죠. 이것은 스타로스틴 박사의 Altai Etymology의 분석과도 맞습니다.


Record number: 2680

Proto-Altaic: *da:mu

Meaning: only

Russian meaning: только

Tungus-Manchu: *da:mu

Japanese: *dumai

Comments: An interesting TM-Jpn. isogloss. It is perhaps worth noting the particle jamu mentioned by MK for contexts like "sen barg|yl jamu" 'go, will you' (see EDT 934).


또한 투르크-몽고어 제방언에서도 Damor는 힘, 정신, 근본을 뜻하는 낱말이기도 합니다.


Proto-Altaic: *temo ( ~ -a)

Meaning: root; strength, soul

Russian meaning: корень; сила, душа

Turkic: *da.mor

Mong. tamir 'sinew; strength, force'


스타로스틴 박사는 힘을 뜻하는 몽고어 '타미르'(tamir)가 투르크어 타모르(tamor)에서 왔다고 보지만 사실 투르크어의 '타모르'나 몽고어 '타미르'는 고구려의 '다물'(Return to the Origin)운동에서 비롯된 고구려의 파워를 주변의 돌궐이나 위구르 등이 인식하면서 빌려간 낱말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고구려의 다물(多勿)이 몽고와 투르크계에 영향을 미쳐 힘을 뜻하는 '타모르'(tamor) / '타미르'(tamir)가 되었고 후대에 쿠빌라이의 손자 '테무르'(iron)의 이름에까지 미쳤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고구려의 '다물'이 순 우리말로는 어떤 것으로 남아있는 것일까요? 아쉽게도 고구려의 세력이 북방에 집중되었던 까닭인지 한반도 이남에 고구려어의 흔적은 통일신라에 묻혀 많이 희미해진 것 같습니다.


   다만 스타로스틴의 지적처럼 일본어 dumai가 만주 퉁구스어 damu의 친족어로 남아있다는 사실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물론 고구려어의 '다물'에 대한 우리말 대응을 아직 찾을 수 없다고 해서 고구려가 우리와 관계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마치 경상도의 방언에 전라도 대응어가 없어 전라도와 경상도가 한겨레가 아니라는 것만큼이나 우스운 주장입니다.


   다만 고구려의 어휘에 엉뚱한 현대어를 무리하게 대응시켜서까지 문제를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오히려 고구려의 '다물'이라는 어휘가 알타이 전반에 나오는 프로토타입으로 제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고구려의 유라시아적 면모를 더욱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  솔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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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본님이 언어학 쪽으로 매우 박식하신데 사투리에 관해서 몇 가지 여쭤 볼 수 있을지요? 원래 같은 말을 쓰던 곳에서 사투리가 형성된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하고 최소한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 궁금합니다.  -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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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다물의 뜻은 부도지에서 언급되는 마고복본의 서약과 비슷한 뜻일 수도 있겠네요. 늘 좋은 내용 바랍니다.   - 코끼리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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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언학에 대해서는 저도 아직 많은 공부를 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방언, 즉 사투리란 표준어에 대한 상대적 개념인데 방언이 생기는 이유로서 학자들은 사회 계급과 집단의 은어, 속어 등 정치적, 지리적, 문화적 요인들을 꼽습니다. 따라서 표준어에 대한 방언이 형성될 수 있는 조건이라든지 기간 등이 어떤 형태로든 규범화되어 있다는 주장은 들어 본 적이 없구요. 


다만 역사언어학자 스와데시가 제시한 기초어 200개를 기준으로 공통조어에서 어족의 분화를 추정하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기는합니다.


스와데쉬는 한 어군과 다른 어군사이에 200개의 기초어의 변화율을 따져 25%가 달라지는데 있어 약 1천년이 걸린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방법론에 따라 한-일간의 어휘분화는 약 5천년전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한 논문을 본 기억이 있군요. 부도지의 다물은 어떤 내용입니까?  - 솔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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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언고략(東言攷略)에서의 '다물'(多勿)에 대한 풀이니 단순 참고바랍니다.


추인(秋人) 정교(鄭喬)가 찬술(纂述)하고 영가(永嘉) 김인규(金仁珪)가 교열(校閱)하여 융희(隆熙) 2년 (1908년) 고금서해관(古今書海館)에서 발행한 동언고략(東言攷略)에서는 "다물"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짤막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高句麗人(고구려인)이 土地(토지)를 復(복)함을 稱(칭)하야 曰多勿이왈다물이라 한지라,

今人(금인)이 土石(토석)을 聚(취)하야 堤防(제방)을 하고

‘石多勿土多勿)석다물토다물’이라 한 자者 시是오

또 墻垣(장원)을 위謂하여 「담」이란 者(자)도 다물이니라.>


우리글인데도 어려우니 해석을 해야 합니다.


"고구려 사람들이 땅(토지)을 회복하는 것을 가르켜서 다물(多勿)이라고 하였다.

오늘날(20C초반, 1908년)의 사람들은 흙과 돌(土石)을 모으고 다져서 제방(堤防)을 만들고『돌로된 다물, 흙으로 된 다물』이라고 하는 것이 이것이다.

또한 담장(墻垣)을 「담」이라고 하는 것도 다물(多勿)이다.   - 사무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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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 선생의 다물에 관한 의견입니다. "해모수는 '해머슴', 머슴이 지금은 심부름꾼으로 떨어졌지만, 본래 '머슴'은 '마숨'으로 '진실하고 깨끗한 이'를 가리킨다. 고주몽의 '고'는 '높은 신' 혹은 '높은 신을 모시는 사람'이다. 몽고어에서 명궁을 나타내는 '저머'의 음차어인 주몽은 추모나 중모 등으로 불렸다. '다물'은 '더무'이고 이 말에는 소리바꿈이 일어나고 촉음이 들어가 '무터'가 된다. 해모수가 말했던 '다물'을 우리말 코드로 풀면 고조선의 영토를 회복하기 위해 모든 터를 되찾겠다는 뜻이다.  - 사무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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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에 <多勿都> 복구한 땅, 회복한 땅이라고만 하였는데 고대 우리나라의 한자 쓰임은 音,訓借 글자의 음과 훈음을 빌려서 쓰였다는 사실을 알지 않고는 다물의 정확한 뜻을 알 수가 없다. 다물(지금의 심양지역),은 달문 달무리로서 달月을 말한 것이며 內, 都는 도성을 말한 것임으로 고조선의 최초도성 阿斯"達의 달月"도 아사달月의 음의 변형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추정  - 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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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불통님의 글 오랜만에 접합니다. 건강하시지요? "또한 담장(墻垣)을 「담」이라고 하는 것도 다물다물이라고 하였다는데  집의 경계를 표시하는데 돌이나 흙으로 쌓으면 담장이라 하고, 나무 등으로 둘러치면 울타리하고 하는데, 담+울=담울=다물? 즉, 집안으로 보면 경계이고 나라로 보면 국토가 될 법도 한데..저도 단순 추정해 본 것입니다.


정훈님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阿斯達의 "達"은 땅을 나타내는 '따'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 아닐까요? 達은 현재의 북경어 발음도 da입니다. 한자 地를 읽을 때 따 지로 읽는데. 達과 地는 같은 의미라고 보이거든요. 아시따 즉 아시=처음. 달=땅, 즉 첫터가 아닐까요? 아프카니스탄, 파키스탄 등의 '탄'도 우리말 땅과 같은 의미라고 어디서 본 같은데.  - 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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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을 의미하는 것은 '탄' 이 아니라 '스탄'입니다. - 오트쿠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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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구요. 땅을 의미하는 것은 '스탄'이군요. 감사합니다.  - 수머

출처 : 이파랑
글쓴이 : 이파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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