慰禮城 地名由來

옛 지명에서는 ‘달’이 ‘산’의 뜻

吾心竹--오심죽-- 2010. 1. 30. 16:47

[백두대간 대장정 제11구간] 황장산 - 월악산 지명 국내산행 정보

2005/11/2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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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대장정 제11구간] 황장산 - 월악산 지명

‘월악산’은 ‘달앗뫼’의 차음
‘월(月)’ 관련 지명들은 산악 지역에 많아

▲ ‘월(月)’은 달(山)에서 나온 것이므로 산, ‘악(岳)’도 산, ‘산’도 산이니 결국 월악산은 ‘산산산(山山山)’의 뜻이다.(남쪽 상공에서 본 월악산. 뒤로 정상인 영봉이 우뚝하다).

아 이 고개 험준하기 짝없음이여 / 嗟嶺之峻極兮

웅장한 경치 동방의 으뜸이로다 / 擅雄勝於東域

광대한 지역 덮으면서 가로 걸쳐 있음이여 / 勢磅而橫亘兮

바람 기운 남북으로 서로 떼어 놓았도다 / 隔風氣於南北

월악산 멀리서 형세를 도움이여 / 月岳助其遠勢兮

주흘산 두각을 나타내도다 / 主屹爲其頭角  ---(중략)

새도 넘기 어려운 길 인적 따라 오름이여 / 緣人跡於鳥道兮

산허리에 아슬아슬 잔도(棧道) 걸려 있도다 / 架危棧於山脊

참으로 천하의 험지(險地) 상대가 없음이여 / 信天險之無敵兮

어떻게 백이가 뻐길 수 있겠는가 / 奚百二之足誇

(주 : 백이(百二)=진(秦)나라 땅. 지세가 험준하여 2만 병력으로 백만 군대를 당해낼 수 있다는 뜻에서 유래된 것) <계곡집(谿谷集)> (제1권)

백두대간이 남으로 계속 흘러내리다가 태백산 부근에서 크게 서로 용틀임을 치더니 소백산, 대미산, 월악산, 주흘산 등의 연봉을 불쑥불쑥 하늘로 추켜 올려놓고는 계속 속리산 방향으로 기세를 이어 간다. 그래서, 이 일대는 가히 산들의 전시장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대동여지도 등의 고지도를 보면 그 여러 명산들 중 월악산은 유독 이 일대에서 조금 옆으로 빗겨나 있다. 그래도, 명산 중 명산이라 그랬던가, 백두대간의 산세를 이야기할 때 이 산을 빼놓는 경우는 드물다.

너무나 좋은 산이기에 진작부터 20여 년 전에 국립공원이 된 월악산은 스무남은 개의 봉우리를 안고 있는데, 그 대부분의 봉우리들은 주봉의 남쪽 자락에 모여 있다. 험준한 산세와 맹호처럼 치솟은 기암단애. 예로부터 신령스런 산으로 여겨져 그 주봉은 영봉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래서, 옛 문헌에서도 이 산이 영기(靈氣)를 내뿜어 지역민을 보호했다는 기록을 내보이고 있다.

‘몽고병이 충주성을 도륙하고 또 산성을 치니, 관리와 노약자들이 막지 못할까 두려워하여 월악신사(月嶽神祠)로 올라갔다. 홀연히 운무가 자욱하며 바람, 비, 우뢰, 우박이 함께 몰아치니, 몽고 군사가 신령의 도움이 있다 하여 치지 않고 물러갔다.’ <고려사절요>(제17권)

‘달’ 지명들이 널려 있는 월악산 일대

월악산은 우리말로는 ‘달앗뫼’로 유추된다. 우리나라 산 이름을 보면 유별나게도 월(月) 자가 많이 들어간 것을 볼 수 있다. 산 외에 산악 지역의 마을, 골짜기, 내, 바위 등에도 달(月) 관련 지명이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늘이 달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많이 생각하는 듯하다.

이런 말을 한번 생각해 보자. ‘달이 달 위에 떠서 달골의 달바위를 비추고 있다.’ 달이 달 위에 뜨다니? 그러나, 여기서 달을 떠올린 그 달은 바로 산(山)을 말한다. 달골(山谷)은 산골이고, 달바위는 산바위(山岩)이다.

전국에는 달 음절이 들어간 지명이 엄청나게 많은데, 주로 산악지역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우선, 월악산 일대인 충주, 제천, 단양, 괴산, 문경 일대에서만 달 관련 토박이 땅이름들부터 모아 보자.

달?바위(다락바위, 樓岩) : 충주 목행동, 가금면 누암리

달?재(다락재, 다락고개) : 제천 덕산면 도기리, 봉양면 연박리, 충주 산척면 송강리.

달?산(다랑산, 多郞山, 多靈山), 달앙골(다랑골) : 제천 덕산면, 충주 앙성면 마련리

달?고개(다랑고개, 月嶺) : 제천 청풍면 부산리, 장선리, 충주 산척면 송강리

달?양지(다랫양지) : 제천 송학면 송한리

달갯들, 달개비알(산) : 괴산 불정면 목도리, 충주 앙성면 용포리, 상모면 온천리

달고개(月峴) : 문경 산북면 이곡리, 호계면 지천리

달기봉(산) : 단양 매포면 어의곡리, 단양 영춘면 사이곡리의 달기미(산-고개)

달내(달천강, 달천동) : 보은-청원-괴산-충주

달밭(月林, 月村), 달박골 : 문경 산북면 석봉리, 제천 금성면 월림리, 단양 대강면 천동리, 문경 산북면 석봉리

달봉(月峰), 달봉재(고개) : 문경 영순면 달지리, 제천 고암동

달여울(月灘) : 충주 소태면 양촌리, 금가면 월상리

달?티(다른티, 月銀峙), 달?터(다른터, 月隱) : 충주 가주동, 이류면 문주리 

그밖 : 달롱실(月弄谷)-제천 덕산면 도전리, 달마실(月村)-충주 가금면 장천리, 달모기(月項)-문경 문경읍 평천리, 달못골(月潭)-괴산 청천면 삼송리, 달미(達尾)-충주 동량면 용교리

달도 높고 산도 높고

어원 연구가인 최승렬은 그의 저서 <한국어의 어원>에서 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썼다.

“?은 ?(해)와 쌍을 이루어 하늘에 있는 음양이다. 땅에는 남녀가 있어 음양을 대표하고, 하늘에는 해와 달이 있어 음양을 대표한다. 따라서, 해가 숭앙의 대상이었듯이 달도 또한 숭앙의 대상이었다.”

달은 높은 곳에 있으니 그 개념은 높은 것(高)이었음이 분명하다. 한낱 태양이 큰 것이고 달이 높은 것이라는 생각은 짝을 이루는 존경심의 나타냄이라 할 수 있다. 정읍사의 첫머리 ‘?하’의 ‘하’가 그것을 증언한다.

‘?하 노피곰 도?샤 / 어긔야 머리곰 비치오시라 / …즌 ?? 드?욜셰라’(해석 : 달이여 높이 돋아 / 어긔야 머얼리 비추소서 / …(너무 어두우니) 진 곳을 디디시리다) <정읍사(백제 가요)>의 일부.

▲ 월출산은 백제와 신라시대에는 월나산(月奈山), 월나악(月奈嶽)이라 불렸고, 조선시대에 들어오면서 월출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월’은 같은데, ‘나’가 ‘출(出)’로만 바뀌었다. ‘나’를 ‘나다(出, 生)’의 뜻으로 보면 두 이름이 얼마나 근접한지 알 수 있다.

이 노래의 제일 앞에 나오는 ‘?’은 ‘달(月)’로, 호소의 대상이 되었다. ‘?하’에서 ‘하’는 존칭호격조사. 그리고, ‘?’에서 돌다(廻), 덜다(減), 두르다(周), 돌(周年) 등의 말이 파생했다고 생각하는 학자들이 많다.

달은 옛 훈민정음으로 대개 ‘?’로 표기되었다. 산이름들 중에 달(達)이나 월(月)자가 많이 들어간 것은 ‘산’의 옛말이 ‘?’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산(小山, 子山)의 뜻인 아사달은 ‘앗달’, ‘압달’로도 불리어 아홉달의 뜻인 구월(九月)이 되니 구월산이 아사달과 같은 이름인 셈이라 하는 주장들도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아사달 > 앗달 > 압달(아읍달) > 아홉달(九月) > 九月山

일부 학자들은 아사달(앗달)은 차산(次山)(나중의 산)의 뜻이 된다고도 하면서 ‘한?달(太白山)’의 상대적 의미로 씌었다고 하고 있다. 즉, 태백은 환웅이 내린 곳이라 클 태(太) 자를 붙였는데, 태(太)나 대(大)는 머리(宗)를 나타내고, 단군이 옮긴 곳을 백악(白岳)이라 한 것은 차(次)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한박달(太白山) = 종단(宗壇)

?아사달(阿斯達) = 차단(次壇.弟壇.小壇)

고대의 제단은 산꼭대기에 있어 달(達)은 단(壇)과 통한다고도 하였다. 어떻든 하늘의 ‘달’과 땅이나 산(山)이란 뜻의 ‘달’과는 음이 같은데, 어원적으로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더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

‘달’은 일본으로 건너가 ‘타케’라는 말을 낳고

‘달’은 오랜 옛날부터 써온 말이었기 때문에 많은 관련 지명들이 퍼지게 하였다. 산의 뜻을 갖는 이 말은 오늘날의 양달, 음달 같은 말을 이루게 했고, 빗긴(경사진) 땅이라 하여 ‘빗달’이라 불리던 말이 ‘비탈’이라는 말로 흔적을 남기고 있다.

‘?’, ‘달’은 ‘들’, ‘둘’ 등으로 모음변화를 일으키기도 했다가 ‘드리’, ‘두리’ 로 연철되면서 두류(頭流), 두리(斗里, 頭理), 지리(智異) 같은, ‘달’과는 상당히 멀어진 또 다른 지명을 파생시키기도 했다.

지금의 땅이나 터라는 말도 ‘달’이 다음과 같은 과정에 의해 변한 말이라는 의견도 있다.

달(山) > 다 > 따 > 땅(地) (경음화)

달(山) > 다 > 타 > 터(基) (격음화)

우리말의 ‘따’, ‘터’는 일본으로도 건너가 논이나 땅의 뜻이 되어 田(전), 地(지)의 그곳 발음이 ‘다(夕)’가 되기도 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일본어는 악(岳), 고(高)를 ‘타케’, ‘타카’라고 하는데, 이 때문에 다음과 같은 지명들이 남아 있다.

韓國岳: 가라쿠니타케(カラクニタケ) 가고시마현

態ケ岳: 쿠마가타케(クマガタケ) 가고시마현

高座岳: 타카쿠라야마(タカクラヤマ) 아이치현

高崎岳: 타카사키야마(タカサキヤマ) 오이타현

지금 우리가 쓰는 말들에 ‘달’이 산의 뜻으로 들어간 것이 별로 없으나 여기서 새끼 친 말들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달래꽃 : 달(山)+외(오이)+곶(꽃) = 달외꽂 > 달래꽃 (진달래꽃)

달래 : 달(山) > 野+혜 = 달혜 > 다뢰 > 달뢰 > 달래(野生菲)

달구질 : 닭(땅)+?+질 = 달?질 > 달구질(石杵) (땅을 단단히 다지는 일)

옛 지명에서는 ‘달’이 ‘산’의 뜻

‘달’은 원래 고구려어로서 삼국이 통일되기 전에 ‘~달(達)’식으로 불리던 고을 이름들이 통일 후인 신라 경덕왕 때 거의 ‘~산(山)’식으로 바뀌었다. 이를 보아도 달이 산의 뜻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식달현(息達縣, 평남 중화) - 토산현(土山縣)

석달현(昔達縣, 함남 안변) - 난산현(蘭山縣)

가지달현(加支達縣, 안변 부근) - 청산현(菁山縣)

그런가 하면, 달은 높다는 뜻으로도 씌어 달홀(達忽)(강원 고성)이 고성군(高城郡)으로, 달을성현(達乙省縣)(경기 고양)이 고봉현(高烽縣)으로, 달을참현(達乙斬縣)(경기 강화 교동면)이 고목근현(高木根縣)으로 바뀌기도 했다.

백제의 관명 중에 달솔(達率)이 있는데, 여기서의 ‘달’도 높음으로 보아 달솔은 고관(高官)의 뜻이 된다고 하고 있다. <수서(隋書)>에서는 달솔을 대솔(大率)이라고 적고 있다.

동국여지승람을 보면 달(達) 자가 들어간 산이름들이 많이 나온다. 경기 수원의 팔달산(八達山), 충북 영동의 박달산(朴達山), 충남 아산의 서달산(西達山), 충남 금산의 달왕산(達往山), 전북 전주의 고달산(高達山), 전남 목포의 유달산(鍮達山), 무안의 승달산(僧達山), 황해 수안의 아달산(阿達山), 곡산의 고달산(高達山), 신계의 기달산(箕達山), 송화의 달마산(達摩山), 평북 창성의 달각산(達覺山) 등이 그 예인데, 이들 산이름 중에는 지금까지도 그대로 불리는 것이 많다. 달이 산이니 이러한 이름의 산들은 결국 산이란 뜻이 겹쳐 들어간 셈이 된다.

‘달’이 고구려 지명에 많은 반면, 백제 지명에는 ‘돌’ 지명이 많은데, 통일신라 이후 이들 지명은 대개 월(月) 자로 대역되었다. 백제어의 ‘돌’은 고구려어의 ‘?’에 해당하는데, 지명에서 돌은 한자로 돌(突), 진(珍)으로 표기되다가 뒤에 월(月) 자로 바꾸기도 했다.

‘難珍阿 一云 月良阿(난진하 일운 월량하) =난진하는 월량하라 하기도 한다.

‘曰突(월왈돌)=‘달’을 ‘돌’이라 부른다<계림유사>

‘영(靈)’을 백제에서도 ‘돌’이라 했던지, 마돌(馬突, 馬珍, 전북 진안 마령면)이라 불리던 지명이 마령(馬靈)으로 바뀌어 나가기도 했다. 백제 때 월나군(月奈郡)으로 불리던 곳이 영암군(靈巖郡)으로 된 것을 보면 월(月)과 영(靈)이 같은 음에서 나왔음을 짐작하게 된다. 학자들은 월나를 ‘달내’로 유추, 지금의 영암군은 옛날에 ‘달냇골’, ‘달낫골’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의 ‘달’은 하늘의 달이 아닌 산(山)의 뜻으로 보아 ‘달냇골’은 단순히 ‘달?골’(산골)의 뜻일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월악산과 월출산의 어원은 거의 비슷

월출(月出)은 ‘달돋이’의 뜻이기에 ‘달 뜨는 산’이어서 월출산 이름이 붙었다고 말하고들 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월(月) 자가 들어갔다 해서 이름 유래를 달과 관련 지음은 큰 잘못이다.

월출산은 백제와 신라시대에는 월나산(月奈山), 월나악(月奈嶽)이라 불리었고, 조선시대에 들어오면서 월출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월나-월출’에서 ‘월’은 같은데, ‘나’가 ‘출(出)’로만 바뀌었다. ‘나’를 ‘나다(出.生)’의 뜻으로 보면 두 이름이 얼마나 근접한지를 느낄 것이다.

문제는 ‘월나’가 어떤 뜻으로 붙여졌나 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선 앞에 적은 영암의 옛이름 월나(月奈)의 유추를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산이 있는 영암의 옛이름이 월나, 월생(月生)이기도 했으니, 결국 월나, 월생, 월출, 영암은 비슷한 뜻의 이름이 되는 것이다.

?달? > 달아 > 달나 = 달 月+나 生 = 月出山

결국, 월출산은 ‘달나뫼’이며, 이 이름은 그저 단순히 ‘산’의 뜻인 달에서 나온 이름으로 보는 것이다. 월출산의 ‘월’이 산이듯 월악산(月岳山)의 ‘월’도 산의 뜻임은 말할 것이 없다. 누군가는 말했다. 월악산(1,093m)은 ‘산’이 세 번 겹쳐 들어간 셈이 된다. ‘월(月)’도 산, ‘악(岳)’도 산, ‘산’도 산이니 결국 월악산은 ‘산산산(山山山)’의 뜻이라고.

이 산은 신라시대에 월형산(月兄山)이라 하며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라고 한다. 이 산 아래 제천군 덕산면에는 월악리(月岳里)가 있다. 월악리는 전남 함평 월야면과 영암군 시종면에도 있다.

산지 지명들 중에 달 관련 지명 수두룩

달(山)의 고을이란 ‘다릿골’, ‘다라실’ 같은 이름은 산속 마을들에 많다. 다라실(月谷, 당진, 화순), 다리실(月谷, 연기, 순창), 다릿골(月谷, 장성, 김천, 산청) 등이 월곡리(月谷里)라는 행정지명으로 남아 있다. 논산과 청주의 월오동(月午洞)도 다리실로 불리던 곳이다.

홍천의 달천리(達川里), 영주 문수면 월호리(月呼里)에는 다랏골(達川, 月谷) 마을이 있다. 예산 광시면의 월송리(月松里), 음성 감곡면의 월정리(月亭里)도 아직까지 다릿골로도 불린다.

 예천 지보면의 상월리(上月里), 장수 산서면의 하월리(下月里), 완주 비봉면의 내월리(內月里)는 각각 웃다리골, 아랫다리실, 안다리실로 불리기도 하며, 서울 성북구의 상월곡동(上月谷洞), 하월곡동(下月谷洞)은 각각 웃다리실, 아랫다리실로 불리던 곳이다.

대구의 옛이름 달구벌(達句火)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의 뜻으로 붙여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닭 山+?+벌 = 달?벌 > 달구벌

산고개(月嶺)란 뜻의 달고개(月山里, 서천), 달재(月嶺里, 창녕), 달앗태(月峴里, 장수 계북면)가 있고, 산의 울타리란 뜻인 듯한 다리울(달울)이 보령 남포면에 달산리(達山里)란 지명으로 남아 있다. 장수의 월현리(月峴里)는 군지에 ‘달을 산에서 본다’고 해서 ‘月+山+峴’으로 월현(月峴)이 되었다고 매우 그럴 듯한 유래를 붙여 놓고 있다.

달목, 다르막으로 불리던 곳은 월항(月項), 월리(月里), 월막(月幕)으로 되어 완도, 서천, 고령 군내에 행정지명으로 남아 있다. 산 아래 있다고 해서 달아래(月下村), 달아실(月下)이라 불리던 마을이 영암과 해남에서 각각 다른 마을과 합쳐 상월리(上月里), 월호리(月湖里)란 지명을 이루고 있고, 산 안쪽이란 뜻의 달안(月內) 마을이 예천에서 역시 다른 마을과 합쳐 월오리(月梧里)란 행정 지명을 만들고 있다.

‘산 山의 곶’이란 뜻의 달고지가 시흥의 월곶동(月串洞)을 비롯해 월곶리(月串里, 강화), 월송리(月松里, 보은), 달산리(達山里, 서산) 등의 한자 지명이 되었다. 달들, 다랏곳, 달안바웃들은 월평(月坪)이란 지명이 되어 각각 울산, 제주, 합천에 있다.

전남 광양에도 ‘달머리’를 한자화한 월평이 있는데, 다른 마을과 합쳐 도월리(道月里)라는 지명을 이루고 있다. 영암의 월암리(月岩里)에는 드르멀(月坪)이란 마을이 있다.

영광의 하낙월(落月里, 상낙월리-하낙월리)은 들이 길다 해서 긴들, 진들로 불리던 곳인데, ‘진’을 떨어질 낙(落)으로, ‘들’을 달(月)로 취해 낙월(落月)이란 지명으로 된 것이다. 사들(沙月, 안동), 새다리(沙月, 산청)도 이명(里名)에선 월(月)이 취해졌다. 문경의 월천리(月川里)도 새벌개(沙月)란 마을이 있어 붙은 이름이다.

월포리(月浦里)가 화순, 영일, 예천에 각각 있는데, 달개, 다래두들(月牙), 다래끝(月村) 마을이 있어 붙은 것으로, 이들 지명들도 들과 관련이 있다. 이것으로 보아 ‘들’이 ‘달’로 되었다가 ‘월(月)’로 취해진 지명들도 많음을 알 수 있다.

산밭이란 뜻의 달밭(달밭골)이 달전리(達田里)가 되어 연기, 영동, 승주, 안동, 청송 등에 있다. 성주의 월곡리(月谷里)도 달밭(月田)이란. 마을이 있어 붙은 이름이다.

‘달’은 ‘들’의 뜻으로 쓰이기도

충주에 달천동(達川洞)이 있고, 이 앞을 달내(達川, 達川江)가 흐르고 있다. 두 오뉘가 아래옷을 걷고 이 내를 건너다가, 주착없이(?) 커진 가운뎃다리를 자르고 죽은 남동생 시체 곁에서 ‘달래나 보지’하며 누이가 울부짖어 ‘달래(달내)’가 되었다는 이름 전설을 가진 내이다. 그러나, 달내는 들 가운데의 내 아니면, 산에서 흘러내린 내란 뜻의 ‘?내’의 변한 음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똑같은 마을 이름이 울주, 서산, 승주에 있는데, 서산과 승주의 달내는 월계리(月溪里)란 이명(里名)을 달고 있다. 서울 양천구의 신월동(新月洞)은 큰 들의 내란 뜻에서 불린 듯한 곰달내란 마을이었다.

한글학회의 <지명총람>에는 ‘예부터 달빛이 맑게 비치는 곳이라 하여…’라고 유래를 적고 있으나, 지명은 그런 식으로 정착되는 일이 별로 없다. 한자로도 고음월(古音月), 신월(新月)로 표기하여 달과 관련한 이름으로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서울시에서 몇 년 전 이곳을 지나는 길을 ‘곰달래길’이라 하여 사라질 뻔한 이름을 되살려 놓았으나, 엄연히 내(川)의 이름이어서 ‘곰달내’인 것을 ‘곰달래’로 해놓은 것에 아쉬움이 있다. ‘곰달내’는 원래 ‘큰 들판의 내’란 뜻의 ‘검달내’인 듯하다.

달바우는 산의 바위란 뜻으로 붙여진 듯한데, 마을 이름에선 한자로 월암(月岩)이 되어, 의왕, 무안 일로면, 공주 등에 있다.

무안 해제면 옥월리의 월암(月岩)은 지형이 반달과 같이 생겼다 해서 나온 이름이라고 전하고 있고, 완주 상관면 신리의 월암 마을은 앞에 달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붙은 이름이라고 전하고 있다. 시흥의 월암동, 무안 일로면의 월암리 등도 같은 뜻으로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하고 있다. 성주 월항면 옥월리의 월암 마을은 뒷산에 달바위에서 달맞이를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전해오고 있다. 그러나, 달바위(月岩) 중에는 달처럼 생긴 바위, 또는 달맞이하던 바위의 뜻으로 붙은 이름보다는 ‘산의 바위’의 뜻으로 붙은 것이 더 많을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월악산은 달앗뫼(다락뫼)이다.

달앗뫼 > 달악뫼 > 달(月)+악(岳)+뫼(山) > 월악산(月岳山)

그러나, 월악산은 이름 그대로 여느 산들과 한가지로 달맞이를 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그래서, 월악산은 늘 달(月)의 친구가 되어 있을 것이다. 달 위에 달을 떠올리며 사람들로 하여금 늘 달을 생각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