鄕歌·麗謠·漢詩

혜성가(慧星歌) / 融天大師

吾心竹--오심죽-- 2010. 1. 15. 16:01

 

 

혜성가(慧星歌)/融天大師| ─‥‥‥ 고전문학방
思岡 안숙자 조회 159 | 08.03.07 07:00 http://cafe.daum.net/080118/3iNT/14

 

 

혜성가(慧星歌) / 融天大師


향가-혜성가(慧星歌)/融天大師

 

[원문] 


舊理東尸汀叱乾達婆矣(구리동시정질건달파의)  - 예 새물가 논달보의

游烏隱城叱肹良望良古(유오은성질힐량망량고) - 높은 잣을 바라고

倭理叱軍置來叱多(왜리질군치래질다) - 왜군도 왔다고

烽燒邪隱邊也藪耶(봉소사은변야수야) - 봉수 사르한 갓이 있어라

三花矣岳音見賜烏尸聞古(삼화의악음견사오시문고) - 세 나리의 올라 보심을 듣고

月置八切爾數於將來尸波衣(월치팔절이수어장래시파의) - 달도 바지리 헤올바에

道尸掃尸星利望良古(도시소시성리망량고) - 길 쓸 별 바라고

彗星也白反也人是有叱多(혜성야백반야인시유질다) - 슬별이여 삷은 사람이 있다.

後句 達阿羅浮去伊叱等邪(후구달아라부거이질등사) - 어허 달 아래 떠옛더라

此也友物北所音叱慧 叱只有叱故(차야우물북소음질혜질지유질고) - 이 여봇 무슨 슫기 있을꼬


[작품개괄]


-작가 융천사(融天師 ?-?)

-갈래 향가

-형식 10구체

-연대 신라 진평왕 16년(594년)

-성격 주술적

-제재 혜성의 출현

-주제 혜성의 변괴를 없애고 왜병의 침략을 막음

-출전 <삼국유사>

 

[현대어 풀이]


예전 동해 물가

건달바의 논 성을 바라보고,

"왜군도 왔다!" 봉화를 든 변방이 있어라.

삼화의 산 구경 오심을 듣고

달도 부지런히 등불을 켜는데

길 쓸 별 바라보고

"혜성이여!" 사뢴 사람이 있구나.

아으 달은 저 아래로 떠갔더라.

이보아 무슨 혜성이 있을꼬.  

(양주동역)


옛날 동쪽 물가

건달바(신기루)의 논 성을랑 바라고,

왜군도 왔다

횃불 올린 어여 수풀이여

세 화랑(거열랑,실처랑, 보동랑)의 산 보신다는 말씀 듣고,

달도 갈라 그어 잦아들려 하는데,

길 쓸 별 바라고,

혜성이여 하고 사뢴 사람이 있다.

아아, 달은 떠가 버렸더라.

이에 어울릴 무슨 혜성을 함께 하였습니까  

(김완진역)


예전 동해 물가 건달파의 논 성을랑 바라보고,

“왜군도 왔다!

”봉화(烽火)를 든 변방(邊方)이 있어라.

삼화(三花)의 산 구경 오심을 듣고

달도 부지런히 등불을 켜는데

길 쓸 별 바라보고

“혜성이여!” 사뢴 사람이 있구나.

아으 달은 저 아래로 떠갔더라.

이보아 무슨 혜성이 있을꼬.  

(최철 풀이)


[배경 설화]


신라가 고구려와 금장산에서 대치하였을 때 왜적 병선과 혜성이 출현함으로

불렀다는 노래로 그 유래는 다음과 같다

신라 진평왕 때 다섯째 거렬랑(居烈郞), 여섯째 실처랑(實處郞),

일곱째 보동랑(寶同郞) 등 세 화랑의 무리가 풍악(楓岳, 금강산)에 놀이를

떠나려고 하는데, 마침 혜성이 나타나 대성(心大星 : 북극성)의 중심을 범하는

괴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천체의 괴변은 종종 국토에 불길한 변란을 가져온다고 생각하고 세 화랑은

놀이 떠날 것을 중지하려고 하였다.

이때에 융천사가 향가를 지어 불렀더니 별의 괴변은 사라지고 국토를 침범한

왜구도 물러갔다. 이리하여 화가 물러가고 경사가 생겨서 진평대왕이 기뻐하여

화랑들을 풍악에 놀러 보냈다.


언어와 사실을 동일시하려는 주술적 상징이 담겨 있다.

나타난 혜성이 없다고 함으로써 혜성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믿는 고대인의

의식이 바탕이 되고 있으며, 이 노래를 지은 융천사의 이름이 천사(天師)인

것으로 보아 하늘의 일을 관장하는 전문관이자 주술사였다고 보아진다.

무속적인 전통이 불교적으로 고양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작품 해제]


신라 진평왕 때 융천사(融天師)가 지은 향가로 10구체. 〈삼국유사〉 권5

감통(感通) 제7 융천사 혜성가 진평왕대조에 가사의 전문과 배경설화가 실려

전한다. 제5 거열랑(居烈郞) 제6 실처랑(實處郞), 제7 보동랑(寶同郞) 등 세

화랑이 풍악(楓岳:금강산)으로 유람을 떠나려 하는데 혜성이 나타나

심대성(心大星)을 범했다. 화랑도는 이를 우려하여 유람행을 그만두려 했다.

그때 융천사가 이 노래를 지어 부르니 성괴(星怪)가 즉시 사라지고 때마침

침략한 일본군도 본국으로 돌아갔다. 화(禍)가 복(福)으로 바뀌는 것을 본

진평왕이 기뻐하며 낭도들을 금강산에 보냈다고 한다.

〈삼국사기〉 백제 본기에 의하면 594년(위덕왕 41, 신라 진평왕 16)

11월에 혜성이 동쪽 하늘에 나타났다는 기록이 있다.

일본의 사서(史書)인 〈니혼쇼키 日本書紀〉 스이코 천황[推古天皇]

때(신라 진평왕 대)에 1만 명이 넘는 왜군이 신라에 쳐들어갔다는 기록도 있다.

따라서 창작연대는 594년(진평왕 16)으로 추정된다.

문헌에 나타나는 연대 기록에 의하면 이 노래가 최초의 향가작품일

가능성이 많은데, 4구체·8구체·10구체 가운데 가장 완성된 형태인

10구체 형식을 지니고 있어 주목된다.

노래의 가사는 향찰로 기록되어 있으며 해독상 비교적 이견이 많은 작품에 속한다.

전체는 의미상 3단락으로 구분된다. 고대인은 혜성을 흉조로 파악했다.

혜성이 나타나면 역적이 나타나거나 외적의 침략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심대성은 전갈좌에 있는 별로서 국왕을 상징한다.

혜성이 동쪽에 나타나 심대성을 침범한 것은 신라에 어떤 재앙이 닥쳐올

것을 예고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왜병이 쳐들어온다고 봉홧불을 올렸다.

그러나 융천사는 사람들이 본 것은 '건달바가 노는 성'이라고 말한다.

건달바는 불교에서 말하는 제석(帝釋)의 천악신(天樂神)을 말하며,

'건달바가 노는 성'은 신기루를 의미한다. 화랑을 건달바로 나타낸 데서

신라인의 호국불교사상을 엿볼 수 있다.

그런데 신기루를 보고 봉화를 올린 것은 분명히 잘못이다.

"세 화랑이 산에 오르심을 보고/달도 부지런히 불을 밝히려 하는데/

길을 쓸어줄 별을 바라보고/혜성이라 아뢴 사람이 있다."

달은 천상계 질서에서 혜성보다 우위를 차지한다.

혜성은 달밑에서는 아무 힘이 없다.

이런 달이 화랑의 유람 행을 돕기 위해 부지런히 떠서 갈 길을 밝혀준다고 했다.

달이 이미 떠 있으니 혜성은 달을 도와 '길을 쓸어주는 별'이 될 뿐이다.

"아아, 달 아래 떠갔더라/이 무슨 혜성 기운이 있을꼬."

달이 이미 떠갔으니 무슨 흉조의 기미가 있겠느냐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 노래의 주된 성격은 주가(呪歌)이다. 흉조라고 여기는 혜성을 오히려

'길을 쓸어주는 별'이라 단언함으로써 길조로 전환시켰다.

있어야 하는 현실을 미리 언어로 말하여 그렇게 되기를 강하게 희망하는

언어의 주술적 기능을 이용했다. 혜성이라고 말한 사람이 있어도,

그것은 사실이 아니고 혜성이 없다고 하면, 나타난 혜성이 사라진다는

주술원리가 작용하고 있다.

이 노래의 시적 세계는 '동해물가·성·봉화·달·혜성'과 같은 시어(詩語)를

통해 광활한 우주적 시계(視界)를 형성하며 펼쳐졌다.

언어의 주술적 기능을 활용한 주가로서의 면모 외에도 탁월한

서정성을 지니고 있는 향가 작품이다.



건달바 : 신기루 혹은 노래와 춤을 맡은 부처라 함

길쓸 별 : 혜성은 꼬리가 길어서 빗자루 같은 별이라고 함.

이 노래에는 빗자루 같은 별리 화랑의 갈 길을 쓸고자 나타났는데도 그것을 불길한 혜성이라 생각했다.

혜성 : 옛 사람들은 이 별을 요성이라 했다. 이 별이 나타나는 것은 불길한 것이라 함.

긴 꼬리를 달고 해를 중심하여 운행함.

삼화 : 세 화랑, 곧 거열랑, 실처랑, 보동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