考古學

남한산성서 백제 유물 첫 확인

吾心竹--오심죽-- 2009. 3. 28. 19:59
연합뉴스

남한산성서 백제 유물 첫 확인

 

 

김태식 기자 = 500년 가량이나 백제 영토였음에도 그러한 고고학적 흔적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던 남한산성에서 마침내 백제 유물이 확인됐다.

한국토지공사 토지박물관(관장 김영웅)은 지난 4월 19일부터 경기 광주군 중부면 산성리 938 일대 남한산성 행궁지(경기도기념물 제164호)에 대한 올해 제4차 발굴조사 결과 행궁 서쪽 바깥 담장과 안쪽 담장 사이에서 초기백제 토기편 다수와,같은 시대로 추정되는 저장용 구덩이 시설 두 곳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 초기백제 유물은 대체로 지표면에서 약 30㎝ 가량 내려간 지점에서 줄을이룬 채 드러난 잡석을 따라 출토됐다.

이들 초기백제 유물중에 완형은 거의 없고, 우각형파수부토기(牛角形把手附土器)라는 쇠뿔모양 손잡이가 달린 토기의 일부분인 쇠뿔모양 손잡이가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조선시대뿐 아니라 통일신라 및 고려시대 유물도 확인됨으로써 남한산성 일대가 이미 삼국시대에도 활용됐던 곳임을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 초기백제를 비롯한 삼국시대 유물이 집터나 성곽과 같은 특정 유적과 함께 나오는 것이 아니라 대체로 빗물 따위로 산위에서 흘러내린 물건들이 모이는 계곡에서 확인되고 있어 추가 조사가 요망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위치와 흔적이 비교적 뚜렷한 저장구덩이 두 곳은 관심을 끈다.

그 성격이 아직 확실히 드러나지 않고 있는 이런 구덩이는 옛 백제 영역을 중심으로 성곽이나 집터 주위에서 최근 들어 숱하게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조사단은 이들 초기백제 유물이 원래 있었을 법한 유적을 찾기 위해주변 지역에 대한 확대 발굴을 벌이기로 했다.

남한산성은 한성도읍기(BC 18-AD 475년) 백제 왕성임이 확실시되는 서울 송파구풍납토성 및 몽촌토성과 인접한 곳으로 「삼국사기」를 비롯한 각종 기록에도 이미한성백제 때 축조된 것으로 등장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그것을 입증할 만한 고고학적증거는 단 한 군데서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초기백제 유물이 확인됨으로써 백제를 중심으로 한 고대 삼국의흔적을 찾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백제 유물을 출토한 남한산성 행궁지는 조선 인조 2년(1624) 7월에 착공해 2년만인 1626년 11월에 완성한 별궁(別宮) 혹은 이궁(離宮) 시설로 병자호란 때는 조선의 임시 궁궐로 활용됐다. <사진 있음> taeshik@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