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발안서 초기백제 마을유적 확인
김태식 기자 = 백제왕국의 등장 및 성장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 것으로 판단되는 대규모 마을유적이 경기 화성시 향남면 발안리(發安里) 택지개발 예정지구에서 확인됐다.
기전문화재연구원(원장 장경호)은 대한주택공사가 택지개발사업을 추진중인 발안리 일대를 지난 2001년 이후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 백제가 등장한 기원전후 무렵 이후 초기 백제시대에 조성된 각종 주거지 55채를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주거지들은 건물 바닥을 파고들어간 이른바 수혈식(竪穴式)이며, 평면 형태를 기준으로 할 때는 출입구가 튀어나온 철(凸)자형과 사각형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거꾸로 세운 5각형 양식도 섞여 있다.
이같은 철자형 주거지는 최근 풍납토성과 미사리, 춘천 중도 등 한강유역 한반도 중부지방 일대에서 집중 확인되고 있는 이 지역만의 독특한 형태로 꼽히고 있다.
종래 학계 일부에서는 이러한 주거지가 강원도 지역에서 주로 확인되는 점을 주목해 말갈(옥저) 계통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서해안에 인접한 화성지역에서도 다수가 확인됨으로써 설득력을 거의 상실했다.
반면, 그 등장 시기가 「삼국사기」가 기록한 백제 건국시기와 대략 겹치고 있는데다 분포지역 또한 「삼국사기」 백제본기 온조왕조에 기록된 기원전후 백제 영역과 거의 일치하고 있어 초기백제의 등장 혹은 그 기반을 알려주는 중요한 고고학적 증거라는 주장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들 주거지 외에 도랑유적 44기, 바닥은 자연면 상태를 이용한 채 기둥만 박아넣은 소위 굴립주(掘立柱) 건물 23채, 소형 구덩이 111곳, 독무덤(옹관묘) 3기, 야외 화덕시설 2곳이 확인됐다.
출토유물 대다수를 점하는 토기는 주거지에 따라 어느 정도 정형화된 흐름을 보인다고 김무중 책임조사원은 지적했다.
즉, 춘천 중도에서 주로 발굴됐으며 특별한 무늬가 없다고 해서 중도식무문토기(中島式無文土器)라고 부르는 풍납동식무문토기만이 집중 출토되는 유적이 있는가 하면, 이러한 토기에다 타날문단경호(打捺文短頸壺. 두드린 무늬가 있고 목이 짧은 항아리 모양 토기)와 대옹(大甕.대형 독)이 함께 나오는 유적이 있다.
또 좀더 늦은 시기의 유적에서는 종래 학계에서 뚜렷한 근거없이 '백제토기'라고 일컫던 장란형(長卵形.계란 모양)토기와 회청색경질토기 및 삼족기(三足器.세발모양 토기) 등의 토기가 출토되고 있다.
조사단은 "경기 서남부지역 최대 마을유적으로 판명된 발안리 유적은 종래 풍납토성과 미사리로 대표되는 백제 중앙과 대비돼 지방 단위마을 양상을 보여주는 획기적인 자료"라고 평가했다. <사진 있음>
tae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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