考古學

지하궁전형 백제 횡혈식 석실분 또 출현

吾心竹--오심죽-- 2009. 3. 28. 17:02

지하궁전형 백제 횡혈식 석실분 또 출현

기사입력 2008-01-04 11:36 |최종수정 2008-01-04 12:56

판교 신도시에 출현한 고구려 고분

판교신도시 예정지..고구려 고분도 발견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행정중심복합도시 예정지에서 발견된 지하궁전을 연상케 하는 한성도읍기 백제시대 횡혈식 석실분과 거의 똑같은 구조를 한 같은 한성시대 백제고분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 신도시 예정지에서 발견됐다.

이곳에서는 또 고구려 고분 3기도 함께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도시 개발을 맡고있는 한국토지공사 의뢰로 판교지구를 발굴 중인 한국문화재보호재단 문화조사연구단(단장 정재훈)은 4일 현재까지 신석기시대 주거지와 삼국시대 고분군, 조선시대 주거지와 분묘 등 각종 유적 120기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중 16구역에서는 한성시대 백제 횡혈식 석실분 6기가 무더기로 발견돼 이 중 4기에 대한 발굴이 완료됐다.

판교 신도시에 출현한 고구려 고분

이 석실분들은 햇볕이 잘 드는 구릉 남쪽 경사면에 등고선 방향과 엇갈린 방향으로 암반을 굴착한 다음, 길이와 폭 각각 2m 안팎인 방형(方形) 현실(玄室.널방)을 만들고 그 위에 봉분을 쌓는 형태를 보였다. 현실 네 벽면은 깬 돌을 마치 벽돌처럼 쌓아올렸으며, 양쪽 벽면은 가운데 부분이 바깥으로 약간 벌어짐으로써 위에서 내려다 볼 때는 마치 배 모양을 연상케 한다.

이 중 한 곳에서는 은제 가락지와 팔찌를 비롯한 장신구가 출토됐으며, 도굴로 인해 수량은 많지 않지만 한성도읍기 백제 양식의 토기류가 여러 무덤에서 출토됐다.

조사단은 "축조방식과 출토 토기로 볼 때 이 석실분들이 조성된 시기가 한성도읍기 말기인 5세기 초-중기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확인된 석실분은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고고환경연구소가 최근 발견한 초대형 횡혈식 석실분과 비교할 때 규모만 작을 뿐, 네 벽면을 축조한 방식이라든가 축조시기, 출토 유물 등이 거의 똑같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성시대 횡혈식 석실분은 그동안 그 중심지인 서울 풍납토성이나 몽촌토성과는 아주 멀리 떨어진 지방에서만 더러 발견되다가 지난 2005년 세종대박물관이 조사한 경기 하남시 광암동 산 21번지 일원에서 서울 인접지역에서는 처음으로 2기가 확인된 바 있다.

이번 판교신도시 예정지 석실분은 하남에 이어 서울 인접지역에서 두 번째로 확인된 한성도읍기 고분으로 기록됐다.

지하궁전형 백제 횡혈식 석실분 또 출현

숭실대 최병현 교수는 따라서 이번 발굴은 "백제 횡혈식 석실분의 등장 시기나 장소, 그 변천양상 등을 구명하는 데 매우 획기적인 자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신도시 예정지 19구역에서는 총 3기에 이르는 고구려, 혹은 그런 전통이 농후한 고분이 발견됐다. 이 중 2기는 봉분을 나란히 이어 붙인 이른바 쌍분(雙墳) 형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고분들은 현실 네 벽면 모서리 각을 죽이되 천장으로 올라갈 수록 좁아지게끔 축조한 궁륭형(穹隆形)으로 이는 전형적인 고구려 스타일로 평가된다.

이런 고분이 한강 이남에서 발견되기는 이 역시 두번째. 앞서 지난해 4월 한양대문화재연구소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901-3번지 일대 개인주택 신축예정지에서 이번 판교 신도시에서 발견된 것과 거의 똑같은 고분 2기를 발굴하고, 그 구조와 흑색마연퇴를 비롯한 출토유물 등을 들어 고구려 고분이 틀림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문화재보호재단 조사단은 지난달 14일 학계 인사들만 초청한 가운데 개최한 발굴지도위원회에서 "바닥에서 철도자(작은 쇠칼) 1점이 출토되었을 뿐 조영(축조) 시기를 추론할 수 있는 유물은 출토되지 않았다"고 했을 뿐, 보정리 고분과의 연관성이라든가, 고구려 고분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 고구려 고분들은 고구려의 한강 이남 진출을 고고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지하궁전형 백제 횡혈식 석실분 또 출현

이처럼 중요한 유적이 발견됨에 따라 고분군 발견 지역의 보존 문제가 심각히 거론되기 시작했다.

최병현 교수는 "중요한 유적이 개발논리에 밀려 자꾸 파괴되는가 하면, 조사가 끝난 유적은 '빈껍데기'에 지나지 않으므로 박물관 같은 데로 옮겨 복원을 하면 된다는 주장이 학계 일각에서 공공연히 제기되는 것은 개탄스럽다"면서 "같은 논리대로라면 발굴을 끝내고 '빈껍데기'만 남은 공주 무령왕릉이나 경주 천마총, 혹은 황남대총 같은 유적은 왜 보존했느냐"고 반문했다.

용인 보정리 고구려 고분 2기는 보존이 결정돼 그 유적을 파괴하지 않는 조건에서 건축허가가 났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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