藏風得水(風水論)

태조산과 제일성을 알면 주혈을 찾는다 /중조산(中祖山)과 소조산(小祖山)

吾心竹--오심죽-- 2009. 3. 26. 21:13

 

산맥도


맹사성 선생 생가  맹씨행단 산맥도 (북향집이지만 뒷산이 낮고 용맥이 멀리까지 이어져 햇볕을 차단하지 않는다

 

 

태조산과 제일성을 알면 주혈을 찾는다.

<태조산 중심에서 출맥하는 용의 모습>


23. 태조산과 제일성을 알면 주혈을 찾는다.

   태조산이란 한 산맥의 처음 출발지이자 일개 광역을 대표하는 높고 큰산이다. 마치 불이 타오르는 것처럼 뾰쪽뾰쪽한 바위산들이 하늘 높이 솟아있다. 태조산 바위들은 서기가 빛나야 한다.
   태조산은 멀리서 보면 구름을 산허리에 걸치고 우뚝 솟아있어 수려하게 보인다. 그러나 가까이서 보면 험준한 기암괴석들이 살기 등등하게 서있어 감히 접근하기 어렵다. 태조산 중에서도 화체(火體) 염정성(廉貞星)이 가장 존귀한 존재다. 뾰쪽뾰쪽한 바위산들이 하늘을 뚫듯이 높이 솟아서 그 기세가 장중하고 신비하다. 이와 같은 태조산은 백두대간(白頭大幹)같은 대간룡(大幹龍)이 아니면 만들 수 없다.
   태조산을 취강산(聚講山)이라고도 한다. 이는 왕이 신하들을 모아 놓고 조회를 하는 듯한 모습 때문이다. 태조산의 제일 높은 봉우리가 예하의 모든 산들을 모아 놓고 강론(講論)을 하는 듯 하다. 강론이 끝나면 예하 산들은 동서남북으로 흩어져 원행의 길을 떠난다.
   태조산을 이루는 봉우리 중에서 제일 높은 최고봉을 제성(帝星)이라 한다. 제성은 용루(龍樓)라고도 부른다. 그 밖의 횡렬로 서있는 첨봉(尖峰)들은 보전(寶殿)이다. 용루의 산허리 부분 중심맥에서 나와 행룡하는 용이 대간룡(大幹龍)이 된다.
   모든 용은 태조산에서 출발한다. 장엄하고 기세 등등한 용루보전(龍樓寶殿)의 여러 석봉(石峰)들은 제각기 수많은 용맥을 사방으로 내려보낸다. 이때 용맥의 출발점은 대부분 산중턱이다.
   태조산을 출발한 용은 아래로 크게 낙맥(落脈)한 다음 다시 위로 기세 있게 올라가 산봉우리 하나를 기봉하는데 이를 제일성(第一星)이라 한다. 용이 제1절에서 기봉(起峰)하였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높이 치 솟아 단정(端正)하면서 수려(秀麗)해야 좋은 것이다. 화체 염정(廉貞)인 태조산이 제일성을 탐랑(貪狼), 거문(巨門), 무곡(武曲), 좌보(左輔), 우필(右弼) 등 길성(吉星)으로 변했다하여 박환성(剝換星)이라고도 한다.
   이 제일성은 앞으로 여행할 행룡(行龍)의 기본정신을 표현 한 것으로 풍수지리에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제일성이 구성(九星)중 어디에 속하느냐에 따라 거기서 나가는 용의 구성과 오행 정신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용루와 보전에서 낙맥한 용이 제일성봉을 탐랑(貪狼) 목(木)으로 기봉 했다면 그 용이 수백 리 혹은 수십 리를 행룡 하여도 그 용의 정신은 탐랑 목이 된다.
   제일성의 정신을 부여받고 먼 거리를 행룡한 용이 혈을 맺고자 할 때는 제일성과 똑같은 형태의 주산(主山)인 소조산을 만든다. 그리고 그 구성과 오행에 따른 혈을 결지한다. 행룡 도중에는 험한 기를 정제하기 위해서 타 구성이나 타 오행 형태로 변할 수는 있지만 그 정신은 변하지 않는다. 주혈(主穴)을 찾고자 할 때는 먼저 제일성과 똑같은 형태의 주산을 찾아야 한다. 만약 제일성이 탐랑 목이면 주산도 탐랑 목이어야 하며 혈도 탐랑 기운인 유두혈(乳頭穴)을 맺는다.
   이때 소조산인 주산을 응성(應星)이라고 한다. 제일성과 혈을 서로 같은 정신으로 응하게 해주는 산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혈을 찾거나 주룡의 정신을 알고자 할 때는 먼저 제일성을 보고 주산의 형태와 정신이 같은지를 살펴 보아야한다.

 

 

중조산(中祖山)과 소조산(小祖山)


   - 주산 형태를 보고 혈을 예측한다. -

   기세충천(氣勢衝天)한 염정 태조산에서 출맥한 용이 크게 낙맥한 후 다시 기봉하여 제일성을 이룬다. 그리고 용의 구성과 오행정신을 부여받은 다음 다시 출맥(出脈)하여 행룡 한다. 그러나 아직 그 기운이 정제(整齊)되지 않아 살기 등등하게 험하고 억세다.
   결혈(結穴)하는데는 정제되고 순화된 용이 필요하다. 험하고 억센 용을 정제 순화시켜야만 한다. 험한 살(煞)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박환(剝換)과 개장(開帳) 천심(穿心) 등과 같은 여러 변화가 필요하다. 이 역할을 하는 것이 중조산(中祖山)이다.
   마치 발전소에서 발전된 전기는 고압선을 통해 송전하는데 이 때 전선의 전기는 매우 고압이다. 그대로 가정이나 산업 현장에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1차 변전소, 2차 변전소를 통하여 전압을 낮추고 품질을 좋게 한다. 용(龍)도 마찬가지로 태조산에서 출맥한 용의 기운은 매우 억세고 강해 그대로 혈을 만들 수가 없다. 그 억센 기를 정제시키고 순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변전소와 같은 중조산이다.
   중조산의 형세는 태조산과 비교할 수 없지만 기세 있게 높이 솟아 장엄하고 장중하다. 대개 일개 시나 군을 대표하는 산으로 주변의 모든 산악(山岳)을 지배할 만한 위용을 갖추고 있다.
   중조산에서 다시 출발한 용은 많은 변화를 통해 환골탈퇴(換骨脫退)를 하면서 수백 리 혹은 수십 리를 더 행룡한다. 어느 정도 기세가 정제되면 혈을 맺기 위해 단정하고 수려한 산봉우리를 일으킨다. 이를 주산(主山) 또는 소조산(小祖山)이라고 한다.
   소조산은 형태와 정신은 태조산에서 낙맥 후 처음 기봉한 제일성과 똑 같아야한다. 소조산은 뒤로는 태조산과 앞으로는 혈을 서로 같은 정신으로 응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응성(應星)이라고도 한다. 소조산은 필히 삼길성(三吉星) 혹은 오길존성(五吉尊星)으로 수려하고 단정해야하며 혈의 형태는 바로 여기서 판단된다.
   산맥은 태조산에서 낙맥 한 후부터 혈까지 수백 리 혹은 수십 리를 행룡한다. 이 과정은 동문서주(東奔西走)하면서 변화무쌍하다. 과협, 기복, 박환, 개장, 천심 등 수많은 변화를 거치지만 일관된 근본오행 정신은 변치 않는다. 따라서 이 소조산이 구성 오행 중 어디에 속하느냐에 따라 혈의 형태가 결정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조산이 탐랑(貪狼) 목성(木星)이면 유두혈(乳頭穴), 거문(巨門) 토성(土星)이면, 겸차혈(鉗𨥁�穴), 녹존(祿存) 토성(土星)이면 소치혈(梳齒穴)과 겸차혈(鉗𨥁�穴), 문곡(文曲) 수성(水星)이면 장심혈(掌心穴), 염정(廉貞) 화성(火星)이면 여벽혈(犁鐴穴), 무곡(武曲) 금성(金星)이면 원와혈(圓窩穴), 파군(破軍) 금성(金星)이면 첨창혈(尖槍穴), 좌보(左輔) 토성(土星)이면 연소혈(燕巢穴)과 괘등혈(掛燈穴), 우필(右弼) 금성(金星)이면 지중은맥(地中隱脈)으로 행룡하여 와중미돌(窩中微突)을 결지한다. 만약 혈의 형태가 소조산 정신과 다를 경우는 주혈(主穴)이 아니라 차혈(次穴)이거나 가혈(假穴)이다.

 

혈장은 입수도두, 선익, 순전, 혈토의 4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22. 혈장은 입수도두, 선익, 순전, 혈토의 4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 혈토가 나와야 진혈이다 -

   혈장(穴場)은 혈을 결지(結地)하는 장소다. 용의 정제 순화된 생기가 최종적으로 모여 응결된 곳이다. 태조산에서부터 수백 리 혹은 수십 리를 전달한 정기가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멈춘 곳이 바로 혈장이다. 혈장은 기가 흩어지지 않고 한곳에 가두어질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다. 사람의 얼굴이 있기 위해서는 이마와 광대뼈, 턱이 있어야 한다. 혈도 마찬가지다.    
   용에서 공급한 생기를 저장 해놓았다가 혈에서 필요한 만큼의 생기를 공급해주는 입수도두(入首倒頭), 혈장을 옆에서 지탱해주고 생기를 보호하는 선익(蟬翼), 생기가 앞으로 설기되지 않도록 하는 순전(脣氈), 그리고 기가 뭉쳐 오색이 나는 혈토(穴土)가 있어야 한다. 이를 가리켜 혈장의 4요건이라고 한다.
   혈장을 얼굴에 비유하면 입수도두는 이마, 양 선익은 양볼 위의 광대뼈, 순전은 턱에 해당되며 혈은 얼굴의 중앙인 코끝에 해당된다. 이중 하나만 빠져도 생기는 뭉칠 수 없다.
   입수도두는 혈 뒤의 볼록한 부분이다. 명혈로 소문난 묘나 집 뒤를 가보면 단단하고 동그랗게 생긴 곳이 있다. 이는 용의 생기가 혈에 들어가기 앞서 정축(停蓄)해놓은 곳이다. 생기가 응축되었기 때문에 흙이 단단하고 유연하며 약간 둥그렇게 생겼다. 이곳이 풍만하고 양명해야 길격이다. 깨지고 부서지고 흉한 암석이 있으면 흉격이다. 입수도두를 승금(乘金) 또는 구(毬)라고도 표현한다.
   선익은 마치 매미의 날개와 같이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혈을 좌우에서 지탱해주고 혈에 응취된 생기를 옆으로 빠지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입수도두 양변의 끝에서 위에서 아래로 향해 뻗은 작은 능선으로 쉽게 보이지 않는다. 혈장의 양옆을 자세히 살펴보면 마치 소의 뿔처럼 생긴 작은 각이 있다. 선익은 용맥을 보호하면서 따라온 물을 양쪽으로 분리한다하여 상수(相水)라 하기도 한다. 또 그 모습이 소의 뿔과 같다하여 우각(牛角)이라고도 부른다.
   순전은 혈 앞에 약간 두툼하게 생긴 것으로 혈을 결지하고 남은 여기가 혈 앞에 뭉쳐져 있는 것을 말한다. 혈의 생기가 앞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하며 혈장을 아래에서 지탱해준다. 두툼하고 견고 유연한 것이 길격이며 깨지고 오목하게 파여 있으면 기를 보호하지 못하기 때문에 흉격이다. 또 지나치게 크면 혈의 기를 빼앗아가므로 좋지 않다. 순전을 전순(氈脣) 또는 인목(印木)이라고도 부른다.
   혈토는 홍(紅), 황(黃), 자(紫), 흑(黑), 백(白)의 오색이 나는 밝고 단단하고 기름진 흙을 말한다. 정제되고 순화된 생기로 되어 있기 때문에 곱고 미세한 흙 입자다. 그러나 기가 뭉쳐있기 때문에 단단히 결합되어 마치 돌덩어리 같다. 이를 비석비토(非石非土)라는 표현을 쓴다. 이러한 흙에는 물이나 바람, 나무뿌리, 곤충 등이 침범할 수 없다. 일반인들이 혈토를 구분하는 방법은 손으로 쪼개서 비벼보면 분가루처럼 곱게 분해된다. 이때 색깔은 매우 밝으며 오색이 나고 적당한 습기도 함유되어 있다. 혈토는 혈의 진가(眞假)를 가리는 중요한 흙이다. 만약 외견상 아무리 좋아 보이더라도 땅을 파서 혈토가 나오지 않으면 가혈(假穴)이다.
    풍수지리를 공부하는 목적은 이 혈토를 찾는데 있다. 그러나 광활한 땅에서 아무 곳이나 파서 혈을 찾을 수 없다. 혈토가 있을만한 곳을 이론적으로 정리 해놓은 것이 바로 풍수지리 이론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혈은 와겸유돌(窩鉗乳突) 사상(四象)으로 분류한다.


1번그림:와혈의 모습     2번그림:돌혈의 모습  



21. 혈은 와겸유돌(窩鉗乳突) 사상(四象)으로 분류한다.

- 양래음수(陽來陰受) 음래양수(陰來陽受)는 풍수의 기본 -

   혈의 모습과 형태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사람들의 얼굴과 표정이 제각각이듯이 혈도 마찬가지다. 혈을 찾고 그 길흉화복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간단하게 분류하는 기준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무수한 사람의 체형을 태양인, 소양인, 소음인, 태음인의 사상(四象)으로 크게 나누어 치료한다. 마찬가지로 풍수지리에서는 혈을 모양에 따라 와겸유돌 사상으로 구분한다. 태양(太陽)인 와혈(窩穴), 소양(少陽)인 겸혈(鉗穴), 소음(少陰)인 유혈(乳穴), 태음(太陰)인 돌혈(突穴)이다.
   태초에 우주는 무극(◯)과 태극(󰁋�)의 상태에 있다가 양(−)과 음(󰁌�)으로 분리되면서 만물을 생성하였다. 양(−)중에서 다시 양과 음으로 분리되는데 이를 태양(󰁍�), 소음(󰁎�)이라고 한다. 음(󰁌�)중에서도 다시 양과 음으로 분리되는데 소양(󰁏�)과 태음(󰁐�)이다. 이것을 사상(四象)이라고 하는데 우주의 기본이다. 우주만물의 모든 형상은 어떠한 경우라 할지라도 이를 벗어날 수 없다.
   사람이나 혈도 하나의 독립된 우주 즉 소우주에 속한다. 때문에 대우주의 기본과 다를 수 없다. 모습과 모양은 제각각일지라도 크게 사상으로 분류하여 쉽게 그 특징을 이해할 수 있다.
   보통 우리의 생활에서는 볼록하게 돌출한 것을 양(陽)이라 하고, 오목하게 들어간 것을 음(陰)이라고 한다. 그런데 풍수지리에서는 그 반대다. 볼록하게 돌출한 것을 음이라 하고 오목하게 들어 간 것을 양이라 한다. 와혈이나 겸혈은 양에 속하기 때문에 오목하게 들어간 형태를 취하고 있다. 반대로 유혈이나 돌혈은 음에 속하기 때문에 볼록하게 솟은 형태다.
   용도 마찬가지다. 산 능선이 혈에 비해 낮고 평평하면 양룡(陽龍), 높고 볼록하게 내려오면 음룡(陰龍)이 된다. 왜 그렇게 분류했는지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설명되고 있지 않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양룡에는 음혈, 음룡에는 양혈을 맺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이다. 이를 음래양수(陰來陽受)하고 양래음수(陽來陰受)한다고 표현한다.
   따라서 혈을 쓸 때 산줄기가 끝나는 용진처(龍盡處)의 용이 낮고 평평하면 볼록하게 솟은 혈장을 찾는다. 용이 높고 볼록하면 낮고 오목하게 들어간 혈장을 찾아 묘나 집터로 점혈한다.
   태양인 와혈은 닭 둥우리나 새집 혹은 소쿠리같이 오목하게 들어간 형상의 혈장이다. 소양인 겸혈은 오목하게 들어간 혈장이 길게 뻗은 것을 말한다. 마치 여자가 두 다리를 뻗은 모양으로 혈은 음부에 해당되는 부분에 있다.
   소음인 유혈은 풍만한 여인의 유방처럼 약간 볼록하면서 긴 모양으로 유두혈(乳頭穴)이라고도 한다. 태음인 돌혈은 종이나 가마솥을 엎어놓은 것 같이 볼록한 모양으로 혈장이 짧다.
   혈장은 생기가 모여 융취된 것이기 때문에 단단하고 밝고 수려해야 한다. 만약 깨지고 부서지거나 흉한 암석들이 즐비하면 생기가 모여 있을 수 없다. 와겸유돌 중에서 어떠한 형태가 되었든 순한 생기가 모여 가두기를 잘하는 것이 좋은 혈장이라 할 수 있다.

 

 

혈(穴)은 인체의 경혈(經穴)과 같은 것이다.

20. 혈(穴)은 인체의 경혈(經穴)과 같은 것이다.

   혈(穴)은 풍수지리에서 용(龍)과 함께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음택의 경우 시신을 매장하는 장소이며, 양택의 경우 주 건물이 들어서는 곳이다. 혈지(穴地), 혈판(穴坂), 당판(堂坂)이라고도 한다. 혈을 인체에 비유하면 사람의 경혈(經穴)과 같다.
   태조산에서 출맥한 용이 수백 리 혹은 수십 리를 수많은 변화 과정을 거치면서 행룡하는 것은 이 혈 하나를 결지하기 위해서다. 옛글에 혈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천리내룡 근유일석지지(千里來龍 僅有一席之地)"라 하였다. 천리를 행룡해온 용도 겨우 한자리 땅을 결지 한다는 뜻이다.
   혈은 주룡으로부터 생기를 공급받아 더 이상 나가지 못하고 멈추어 엉킨 생기의 융취지(融聚地)다. 대개 용이 물을 만나 멈춘 곳 즉 용진처(龍盡處)에 결지한다.
   혈중의 토질은 돌도 아니고 흙도 아닌 비석비토(非石非土)로 돌처럼 단단하나 손으로 비비면 고운 분가루처럼 미세하게 분해되는 흙이다. 혈토의 색깔은 홍(紅), 황(黃), 자(紫), 백(白), 흑(黑)등 오색(五色) 이상이며 마치 참기름을 뿌린 것과 같이 윤광(潤光)하고 적당한 습기를 가지고 있다.
   풍수지리의 고전인 금낭경(錦囊經)에서 "장자승생기야(葬者乘生氣也)"라 하여 장사는 반드시 생기 위에 지내야 한다고 하였으니 생기가 모여 있는 곳이 바로 혈이다.
   그러나 용진혈적(龍盡穴的)한 진혈지를 찾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옛날부터 "삼년심룡에 십년점혈(三年尋龍 十年點穴)"이라 하여 용을 찾는 것은 3년 걸리고 혈을 찾는 것은 10년 걸린다고 하였다. 용을 찾는 것은 비교적 쉬우나 그 용이 결지하는 혈을 점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나타내는 글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혈대지는 천장지비(天藏地秘)라 하여 하늘이 감추고 땅이 숨긴다 하였다. 공과 덕을 쌓은 적공유덕지인(積功有德之人)이 아니면 절대로 혈을 찾을 수 없다고 강조한 것이 바로 혈이다.
   그러나 지극한 정성과 참된 실력으로 구산(求山)하여 혈을 찾으면 반드시 찾을 수 있는 것이 혈이다. 혈은 "여천지동행(如天地同行)"한다 하여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남아 있는 다 하였다. 아직까지도 쓰지 않고 남아 있는 혈은 무수히 많다는 뜻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도선국사 유산록(遊山錄) 등을 비롯하여 혈의 위치와 발복을 예언한 여러 서책들이 전하고 있다. 여기에 기록되어 있는 진혈 중 아직도 찾지 못한 혈이 무수히 남아 있다고 한다.
   장엄한 태조산에서 출맥한 용이 수많은 변화 과정을 거치며 수백 리 수십 리를 기를 정제 순화시키면서 행룡하여 생기를 혈에 공급하여 준다.
   혈은 생기를 융결하여 음택의 경우 유골을 편안하게 한다. 또 거기서 파장된 에너지는 유전인자가 똑 같은 자손에게 전파되어 자손의 부귀빈천(富貴貧賤)을 관장한다.
   양택의 경우는 혈에서 발생한 훈풍화기(薰風和氣)가 거주자의 건강과 생체리듬을 향상 시켜 생활의 활력을 증대시킨다.
  풍수지리의 목적은 바로 이 혈을 찾고 사용하는데 있다.

 

입수룡(入首龍)은 탯줄과 같은 것이다

19. 입수룡(入首龍)은 탯줄과 같은 것이다

- 입수1절룡은 혈의 길흉화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

   입수룡은 수백 리 혹은 수 십리를 달려온 주룡이 최종적으로 혈과 연결되는 곳이다. 집이나 묘 바로 뒤 약간 볼록한 부분을 입수도두(入首倒頭)라 한다. 입수도두에서 현무봉까지 이어지고 있는 능선을 일컫는다.
   집터나 묘지에서 뒷산을 바라보면 산줄기가 그곳까지 이어지고 있을 것이다. 이 산줄기가 좌우로 굴곡 하거나 볼록볼록하게 변화를 많이 하고 있으면 좋은 입수룡이다. 변화 없이 곧장 직선으로 내려오면 사절(死絶) 입수룡으로 나쁘다.
   입수룡은 흔히 탯줄과 비교한다. 태아에게 양분을 전달하는 탯줄과 산의 정기를 혈에 전달하는 용맥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먹은 음식물은 식도를 따라 위에 전달된다. 위에서는 음식물을 분해한다. 분해된 양분은 탯줄을 통하여 더욱 미세하게 분해된 다음 태아의 배꼽과 연결된다. 태아가 혈이라면 배꼽은 혈의 입수도두다.
   태아에게는 더욱 미세하게 분해된 양분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혈도 더욱 정제되고 순화된 생기가 필요하다. 어머니의 양분을 미세하게 분해하기 위해서 탯줄이 마디마디 굴곡이 되듯이 입수룡도 마디마디 다양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 입수룡이 마디마디 변화한 지점을 절(節)이라 한다.
   입수도두에서 내려오는 입수룡을 바라보고 제일 마지막 변화한 지점을 입수1절룡이라 한다. 태아의 배꼽과 붙은 마지막 탯줄 마디라 할 수 있다. 풍수지리에서는 이 부분을 가장 중요시한다. 아무리 수천 리를 잘 행룡(行龍)해온 용이다 할지라도 마지막 입수1절룡이 부실하면 허사가 되고 만다. 혈의 진가(眞假)와 생사(生死) 여부는 이 입수1절룡에 달려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입수룡은 깨끗하고 단정하며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해야 한다. 만약 손상되었거나 단절되었으면 혈은 맺을 수 없다. 그러한 곳에 집을 짓거나 묘지를 쓴다면 부귀는 물론 자손보기조차도 힘들다. 이를 절손지지(絶孫之地)라 한다.
   입수처가 험하고 추잡하면 자손이 상하고 온갖 재앙을 면할 수 없다. 커다란 바위가 흉측하게 서 있으면 참암살(巉巖殺)이라 하여 당대에 참화를 당한다고 하였다. 변화 없이 길고 허약하면 자손이 변변치 못하며 재물도 모이지 않는다. 또한 이법적으로 흉하면 이에 따른 화를 면하지 못한다.
   입수룡을 측정하는 방법은 먼저 입수도두 중앙에다 나경패철을 똑바로 놓고 입수룡을 바라본다. 그리고 마지막 변화한 지점의 방위를 4층 지반정침으로 측정한다. 이곳이 입수1절룡이다. 입수1절룡이 용상팔살(龍上八煞)이나 사절룡(死絶龍)에 해당되면 매우 흉하다.
   입수2절룡의 측정은 1절룡을 측정한 변화된 지점에다 패철을 옮겨놓고 다음 변화된 지점의 방위를 측정한다. 입수3절룡, 4절룡, 5절룡... 등도 같은 방법으로 현무봉까지 계속 해나간다. 이때 절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용맥이 활발하게 변화를 했다는 증거이므로 길한 입수룡이 된다.
   입수룡의 길흉화복을 따질 때 혈과 가까운 것이 제일 중요하다. 사람도 아버지나 할아버지는 자식과 손자에게 크게 영향을 준다. 그렇지만  5대조, 10대조 등은 아무리 훌륭한 인물이었다 할지라도 직접적인 영향은 주지 못한다. 입수1절룡을 중요시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주룡(主龍)은 기세 있게 변화해야 좋다.

18. 주룡(主龍)은 기세 있게 변화해야 좋다.

   풍수지리에서는 모든 산맥과 산줄기를 용(龍)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 자기 집이나 묘까지 이어지는 능선을 주룡(主龍)이라고 한다. 주룡을 통해서 산천 정기를 전달받는다. 주룡이 어떠하냐에 따라 집터나 묘 터의 길흉화복이 달라진다.
   주룡의 변화가 다양하고 힘찬 것을 생왕룡(生旺龍)이라 하고, 변화가 없는 것을 사절룡(死絶龍)이라 한다. 생왕룡에서만 혈을 맺는다. 살아있는 뱀은 구불구불 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기어간다. 그러나 죽은 뱀은 일직선으로 쭉 뻗어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주룡도 이와 마찬가지다. 용이 얼마만큼 변화를 잘 하느냐에 따라 혈의 크기가 결정된다.
   변화란 힘이 있어야 가능하다. 사람도 기운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는 것처럼 주룡이 활발하게 변화한다는 것은 그만큼 힘이 있다는 뜻이다.
   용의 변화 목적은 험한 기운을 털어 내고 순하고 깨끗한 생기를 만드는데 있다. 뱀이나 누에가 허물을 벗기 위해서는 몸을 요동친다. 나방은 번데기에서 깨어나기 위해서 강렬한 몸짓을 한다. 마찬가지로 산줄기도 험한 기운을 떨어내기 위해서 온갖 변화를 한다. 이를 용의 환골탈퇴(換骨脫退) 혹은 박환(剝換)이라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용의 과협(過峽)이다. 산봉우리와 산봉우리를 이어주는 고개를 말한다. 이를 주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으므로 확인해보기 바란다. 어느 고갯길에서 보면 한쪽은 험한 산인데 다른 한쪽은 순한 산이다.
   예를 들어보자. 서울 사당동에서 과천을 가자면 남태령을 넘어야 한다. 남태령 고개를 사이에 두고 한쪽은 관악산이고 한쪽은 우면산이다. 산줄기인 용은 관악산에서 우면산으로 흘러간다. 관악산은 마치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모습으로 험하고 기세강한 석산이다. 반면에 우면산은 그 보다는 훨씬 순하고 부드러운 산이다. 남태령에서 크게 과협을 하면서 험한 기운을 털어 내고 순한 기운으로 변했다는 증거다.
   주룡은 이러한 변화를 수없이 하면서 점차적으로 탈살(脫煞) 해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큰 고개가 있는 곳은 아직 완전한 탈살이 되지 않은 곳으로 보면 된다. 이러한 곳은 사람이 터전을 이루고 살기에 부적합하다. 주변에 집을 짓고 산다면 큰 발전이 없는 곳이다.
   큰산에서 출발한 산맥이 여러 과협을 통하여 점차 거친 기운을 털어 내고 최종적으로는 작은 과협을 한다. 어느 정도 험한 기운을 다 탈살 했다는 뜻이다. 그 다음 최종 마무리로서 얼마 남지 않은 살을 털어 내기 위해 좌우로 구불구불하게 굴곡(屈曲)한다. 이를 풍수지리 전문 용어로는 위이(逶迤)한다고 한다. 마치 뱀이 기어가는 모습과 같으면 좋은 위이다. 혈은 위이가 끝나는 지점에 있다.
   어느 마을이나 아파트단지에서 좋은 집을 찾으려면 우선 집 뒤로 가서 산줄기인 주룡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한다. 속담에 논두렁 정기라도 받아야 면장이라도 한다는 말이 있듯이 주룡이 있는 집과 없는 집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지기를 받는 집과 그렇지 않은 집의 차이다.
   주룡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면 그 주룡이 얼마나 기세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용의 기세를 판단하는 기준은 능선의 크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만큼 변화를 많이 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변화를 많이 하고 내려온 주룡은 깨끗하고 밝은 반면에 변화가 없는 용은 험하고 지저분하며 음습하다.
   변화를 많이 해서 기세 강한 주룡의 기를 받는 집이나 묘에서 큰 인물과 큰 부자가 나오는 것이다.

 

 

동기감응(同氣感應)에 대해서

17. 동기감응(同氣感應)에 대해서

   풍수지리 고전인 금낭경(錦囊經)은 1800년 전 진(晉)나라 사람 곽박(郭璞)이 쓴 책이다. 곽박은 풍수지리의 기초를 확립한 인물로 오늘날까지 풍수의 비조(鼻祖) 또는 종사(宗師)로 불려지고 있다. 그는 금낭경 첫머리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장사(葬事)는 생기를 받는 것이다. 생기는 땅속으로 흐른다. 사람은 부모로부터 몸을 받았기 때문에 부모의 유골이 생기를 얻으면 자식은 음덕(蔭德)을 받는다. 기(氣)가 감응하면 길흉화복이 자식에게 미치는데 이는 동산서붕(銅山西崩) 영종동응(靈駐應)하는 이치와 같다”
   한(漢)나라 미앙궁에서 어느 날 저녁 아무런 이유 없이 종이 스스로 울렸다. 모든 사람들이 놀라고 의아해 했다. 이때 익살과 재치로 많은 일화를 남긴 동방삭(東方朔/BC 154-BC 93년)이 “필시 구리 광산이 붕괴되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얼마 후 서촉 땅에서 온 전령이 동산(銅山)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날짜를 헤아려보니 바로 미앙궁에서 종이 스스로 울던 그 날이었다.
   한무제(漢武帝)가 놀라 묻기를 “어떻게 그 일을 알았느냐?”고 하자 동방삭이 대답하기를 “무룻 구리는 동산(銅山)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기는 서로 감응하기 때문에 어미 산이 무너지자 그 감응으로 종이 스스로 울린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황제가 “미물도 그러할 진데 하물며 사람에게 있어서는 어떠하겠는가? 부모의 유해가 동기(同氣)인 자손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라고 하였다.
   이 고사에서 말해주듯 동기감응은 반드시 일어난다고 보아야 한다. 만약 동기감응을 부정했다면 풍수지리는 오랜 세월 생명력을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상 유골의 기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자손에게 전달 될 수 있을까?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에너지는 파동(波動)에 의해서 전달된다. 자연에는 전파, 음파, 광파, 라디오파, 전자기파 등 수없이 많은 파동이 있다. 이에 관련된 에너지를 파동에너지라고 한다. 파동에너지의 특징은 에너지 전달이 끊임이 없고 규칙적인 운동에 의해서 전달된다. 그런데 파동을 전달하는 매체가 힘(F)이 강하면 질량(m)이 크고 속도(v)가 빨라진다. 즉 F=mv라는 힘의 법칙이 성립하는 것이다. 조상 유골이 지기(地氣)를 많이 받아 힘이 강해지면, 혈 주변의 사격(砂格)과 물(水) 등 정보를 가득 담아, 빠른 속도로 동기인 자손에게 전달된다.
   혈 주변에 좋은 산과 물이 있으면 복을 받는다는데 왜 그럴까? 물체와 물체 사이에서는 서로 접촉하지 않고도 힘이 작용한다. 이것을 인력(引力) 또는 중력(重力)이라고 한다. 인력은 질량이 커서 힘이 센 물체가 질량이 작아 힘이 약한 물체의 기운을 흡수한다. 질량이 가장 큰 것을 핵(核)이라고 한다.
   핵을 중심으로 질량이 작은 것들은 일정한 축을 형성하면서 회전운동을 한다.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나 화성, 금성, 수성 등 태양계 별들이 공전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때문에 혈을 중심으로 주변 산들이 원을 그리 듯 모여들어야 좋은 곳이다.
   혈은 기가 강하게 뭉쳐있는 질량이 큰 핵이다. 이 핵을 중심으로 주변의 모든 산과 물의 기운이 모이고, 혈은 그 기운을 흡수한다. 따라서 혈 주변에 좋은 산이나 물이 있으면 그 기운을 흡수한 혈의 기운도 좋아진다. 만약 흉한 산이나 물이 있으면 혈의 기운도 흉해진다. 이것이 풍수지리의 길흉화복론(吉凶禍福論)이다.
   집터나 산소 자리를 찾을 때 주변 산세가 좋은 곳을 택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음양(陰陽)을 알면 명당(明堂)을 알 수 있다.

15. 음양(陰陽)을 알면 명당(明堂)을 알 수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자세히 관찰하면 모든 것이 음과 양으로 구분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늘과 땅, 밤과 낮, 남자와 여자, 오르막과 내리막, 삶과 죽음, 자석의 S극과 N극, 전자의 양이온과 음이온, 여당과 야당 등 우주의 모든 현상이 음양으로 되어 있다는 것은 자연 현상이다.
   흔히 음양오행(陰陽五行)하면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매우 간단한 이치다. 쉽게 생각하면 된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음양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상대적인 것이라는 점이다. 남자와 여자에서 여자는 음이지만 어머니와 아이에서 어머니는 양이고 아이는 음이다.
   음양은 반대의 개념으로 대립적이지만 서로 합쳐야 생성이 가능하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마주보면서 끌어안고 부부관계를 해야 자식이 태어난다. 이처럼 음양의 조화는 필수적이다.
   풍수지리는 인간생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산과 물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었느냐를 가지고 살기 좋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찾는 학문이다. 산은 움직이지 않으니까 음이고 물은 움직이니까 양으로 본다. 산수(山水)가 서로 만나는 곳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 크기는 비슷해야 한다.
   음인 산은 큰데 양인 물이 작으면 음양의 조화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반대로 물은 큰데 산이 작으면 역시 좋은 곳이라 할 수 없다. 큰산이나 큰 강 근처에 명당이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 음양이 결합하는데는 서로 마주보아야 한다. 어느 한쪽은 바라보는데 한쪽이 등을 돌리면 그 결합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산은 마주보고 있는데 물이 등을 돌리고 있으면 그곳은 좋은 곳이 못된다. 즉 서로 면을 하고 있어야 한다.
   사람도 앞인 면(面)과 등뒤 배(背)가 있다. 얼굴을 포함한 인체의 중요한 부분은 면에 있고 그곳을 더 밝고 아름답게 하려고 한다. 반면에 등뒤 배는 가파르고 어두운 측면이 있다. 산도 사람의 구조처럼 똑같이 생겼다.
   어느 산이든 한쪽은 맑고 순하고 유정(有情)한 반면에 그 반대쪽은 훨씬 가파르고 험하고 어둡다. 큰산이든 작은 산이든 하물며 작은 능선 하나도 마찬가지다. 유정한 쪽이 양인 면이고 무정한 쪽이 음인 배다. 사람이 살기 좋은 곳 즉 혈(穴)이 맺히는 곳은 면에 있다.
   물 역시 마찬가지다. 굽이굽이 흐르는 물이 안쪽으로 굽은 곳을 면이라 하고 그 반대쪽을 배라고 한다. 물이 굽은 안쪽은 깊지 않고 물살이 잔잔한 반면에 바깥쪽은 깊고 물살 역시 거세다. 물고기가 살기 좋은 곳 사람이 물가에 놀러가서 편히 쉴 수 있는 곳은 안쪽으로 굽은 면이다. 실제로 한강을 보면 압구정동이라든가 동부이촌동 쪽이 그 반대편에 비해 훨씬 발전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음양의 구분은 어렵지가 않다. 만약 도로와 건물이 있다면 도로는 차량이 움직이니까 양으로 보고 건물은 움직이지 않으니까 음으로 보면 된다. 도로가 안쪽으로 굽은 쪽이 그 반대쪽에 비해 훨씬 좋은 곳이다. 도로는 넓은데 건물이 작으면 음양의 조화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똑같은 이치로 식구는 적은데 집의 평수가 필요 이상으로 크면 이 역시 음양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집은 작은데 대문이 큰 것도 마찬가지다. 항상 적당하게 조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풍수지리는 길흉화복을 따지는 학문인데 귀신이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다. 자연현상에 존재하는 것을 사람이 그것을 잘 이용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길흉화복이 결정된다. 그런 측면에서 풍수지리는 과학이다.

 

 

 

용맥(龍脈)은 산천정기를 전달하는 통로다.

13. 용맥(龍脈)은 산천정기를 전달하는 통로다.

   풍수지리에서는 산맥 또는 능선을 용(龍)이라고 한다. 용이 실재 존재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옛날부터 설화나 전설에 지극히 귀한 존재로 상징되어 왔다. 용은 변화가 무궁하여 바람과 구름과 비를 일으키며 하늘을 난다. 때로는 연못이나 바다에 큰 물보라를 일으키며 잠복하기도 한다. 산의 능선을 용이라고 부르는 것은 산맥의 흐름이 마치 용과 같이 변화무상하기 때문이다.
   많은 산맥이나 능선 중에서도 자기와 상관 있는 혈이나 집, 묘지의 능선을 주룡(主龍)이라고 한다. 주룡은 전기의 전선과 같은 것으로 산천 정기를 혈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 초, 중고등학교 교가는 ‘백두산 정기 받은 무슨 산아래 자리 잡은 우리학교’로 시작한다. 백두산 정기가 수 천리 떨어진 학교까지 전달되는 것은 산맥 즉 용맥을 따라서다.  
   산의 정기는 크고 강한 산에서 작고 순한 산으로 산맥을 따라 흐른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우리나라 정기는 시조산(始祖山)인 백두산에서 백두대간룡을 따라 전국 산줄기로 연결된다. 때문에 우리민족 정서는 백두산을 민족정기가 서린 영산(靈山)으로 우러러 본다.
   백두대간을 따라 흐르던 산천정기가 어느 한 지역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세 장엄한 산을 만든다. 예를 들어 서울을 이루기 위해서 도봉산과 북한산을 만들었고, 강남을 위해서 관악산을 만들었다. 부산은 금정산, 대전은 계룡산, 대구는 팔공산, 전주는 모악산, 광주는 무등산 등이 이에 해당된다. 풍수지리에서는 이와 같은 산을 태조산(太祖山)이라고 한다.
   태조산은 전기에 비유하자면 발전소와 같고, 족보에 비유하면 각 문중의 시조와 같은 산이다. 태조산에서 여러 갈래로 뻗은 산맥이 흐르다가 다시 기를 모아 중간에 산을 만든다. 이를 중조산(中祖山)이라 한다. 전기에 비유하면 변전소이고, 사람에게는 중시조와 같은 존재다.
   중조산에서 또 여러 갈래로 갈라진 맥이 흘러가다가 보국(保局)을 만들기 위해서 깨끗하고 기품 있는 산을 세운다. 이를 소조산(小祖山)이라고 한다. 전기로는 변압기와 같고 사람에게는 할아버지와 같은 존재다. 흔히 어느 지방의 주산(主山)이 뭐냐고 이야기하는데 바로 소조산을 말한다.
   소조산을 출발한 주룡이 집터나 묘지 혈을 만들기 위해서 작고 아담한 봉우리를 만드는데 이를 현무봉(玄武峰)이라고 한다. 전기로는 집안의 두꺼비집과 같으며, 사람으로는 자상한 부모와 같은 산이다.
   현무봉에서 나온 용맥이 물을 만나 더 이상 나가지 못하고 멈춘 곳을 혈(穴)이라고 한다. 전기로는 전구와 비유되고 사람으로는 바로 자식과 같은 존재다. 이곳에 집을 짓거나 묘지를 쓰는 것이다.
   이처럼 산이나 전기가 여러 과정을 거치는 것은 억세고 강한 기운을 정제하고 순화시키기 위해서다. 고압선에서는 전기를 사용할 수 없듯이 아직 정제되지 않은 기세 강한 용맥은 혈을 맺을 수 없다. 만약 이러한 곳에 집을 짓거나 묘를 쓴다면 고압선에다 전구를 다는 것과 같으므로 큰 화를 초래한다.
   최근 산을 헐어내 택지를 조성하는데 이는 마치 변전소나 변압기에 전구를 바로 달겠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경제적인 이유로 사람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곳을 마구잡이로 개발하는 것은 재고해야 할 문제다.
   산맥 즉 용맥은 전기를 전달하는 전선과 같다. 전선이 부실하거나 절단되면 전기가 통할 수 없는 것처럼 산천정기도 마찬가지다. 도로건설로 산맥을 자른다면 생기(生氣)가 전달되지 않아 혈을 맺을 수 없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아무런 문명의 혜택을 누릴 수 없는 것처럼 절단된 용맥에서는 아무런 자연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오히려 큰 재앙을 초래할 뿐이다.
   우리가 오늘날 풍수지리를 배우고 활용하는 방법이 여기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풍수지리는 가장 자연 친화적인 학문이라 하겠다.

 

 

 

풍수지리는 자연지리 현상을 생활에 편리하게 이용하는 학문이다.

배산임수의 명당마을(전북 남원시 수지면 호곡리 박씨 종가 1969년 모습)

풍수지리는 자연지리 현상을 생활에 편리하게 이용하는 학문이다.

  풍수지리학은 자연지리 현상을 인간 생활에 편리하게 이용하여 인간의 발전과 행복을 추구하는데 목적이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땅의 변화 현상을 이해하여 사람이 거주하거나 묻히기에 알맞은 곳을 찾는 것이 풍수지리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서 또는 생활의 편리를 위해서 자기가 생활할 터전을 찾아왔다. 원시시대에 좋은 자리를 찾으면 먹고 쉬고 자는데 편리했을 뿐만 아니라 자연 재앙이나 적으로부터 자신과 동족을 보존하고 번창시키는 것이 용이하다는 것을 오랜 경험을 통해서 깨닫게 되었다.
  어떤 땅에서 어떤 형태의 집을 짓고 사느냐가 원시사회에서는 그 부족의 존폐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것이다. 보다 좋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 그들은 전쟁을 했고 결국 좋은 조건을 갖춘 땅을 차지한 부족이 발전하여 고대국가로 성장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풍수지리는 죽은 자의 무덤보다는 산 사람의 생활 터전을 찾는데서 발전하여 왔다. 후에 생기론(生氣論)과 동기감응론(同氣感應論)이 등장하면서 음택(陰宅)풍수가 발생하였지만 풍수지리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죽은 자를 위해 음택을 잡는 것보다는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양택(陽宅)풍수가 먼저였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려와 조선초기까지만 해도 도읍지와 마을 터를 정하고 궁궐이나 사찰, 작게는 개인의 주거용 건물을 짓는 양택풍수가 발전하였다. 조선중기이후부터 유교의 충효사상과 맞물려 조상을 좋은 명당자리에 편안히 모시고, 그 발음(發蔭)으로 자손들도 부귀를 꾀하려는 음택풍수가 성행했던 것이다.
  음택풍수의 영향으로 풍수지리 하면 단순히 묘 자리를 보는 술수 또는 미신으로 인식하기 쉽다. 그러나 오랜 세월 자연이 인간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을 통계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풍수지리는 경험과학이라 할 수 있다. 또 자연지리 현상을 가장 잘 설명한 동양적 사고의 지리학이자 환경교과서라 할 수 있다.
  풍수지리는 환경을 보존하면서 자연과 조화된 균형 있는 국토개발로 국민의 안전과 편리를 도모할 수 있는 우리 민족의 전통 사상이다. 오늘날 우리는 조상들이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습득한 자연에 대한 지혜와 가치를 너무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미국을 비롯해서 서양에서는 동양의 전통 풍수지리학을 연구 발전시켜 여러 분야에 실용화하고 있다. 특히 양택(陽宅) 분야에서는 큰 발전을 하여 우리가 역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제는 그들의 식민지 통치를 위해서 민족사상을 말살시켜왔는데 풍수지리도 그 본질을 심히 왜곡시키고 미신화 했다. 이제 타의에 의해서 잘못 인식되어진 조상들의 자연에 대한 지혜와 철학을 올바르게 이해하여 일상생활에서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