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 35년만에 재탄생한 무령왕릉>
2006년 12월 20일 (수) 16:09 연합뉴스
국립공주박물관 '유물분석보고서'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공주 송산리 고분군의 백제 무령왕릉이 발굴 35년만에 재탄생했다. 익히 알려져 있듯이 무령왕릉은 20세기 한국고고학 최대의 개가로 일컬을 만하지만, 동시에 최악의 발굴이라는 '2관왕' 타이틀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하룻밤만에 쓰레기 쓸어담듯이 후다닥 해치운 발굴은 세계고고학사에 기록될 만한 사건임이 분명하다. 1973년 문화재관리국 이름으로 나온 발굴보고서 '무령왕릉' 또한 엉망일 수밖에 없었다. 왕과 왕비의 목관이 바뀌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빚어졌는가 하면, 출토 유물 도면 또한 실제와는 딴판이었다. 무령왕릉 출토 유물을 존재 기반 그 자체로 삼는 국립공주박물관은 이에 발굴 30주년이 되던 2001년 무령왕릉 신조사보고서를 기획했다. 그 결과물은 2005년에 '무령왕릉 출토유물 분석보고서Ⅰ'로 우선 결실을 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미진했다. 최근 마침내 선을 보인 '무령왕릉 출토유물 분석보고서 Ⅱ'에 이르러서야 35년 전, 당시의 한국고고학이 저지른 '발굴 만행'을 어느 정도 보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안도감을 들게 한다. 그만큼 공주박물관은 이번 '분석보고서Ⅱ'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이번 보고서는 출토 유물 전반에 대한 잡화점ㆍ백화점식 소개 방식에서 탈피해 개별 유물에 대한 미시적 탐구를 표방했다. 이번 보고서에 수록된 내용은 이미 지난달 24-25일 국제학술대회에 올려 사전 점검을 했다. 2부로 나뉜 보고서 중 1부는 무령왕릉 출토 유물 중에서도 환두대도(環頭大刀. 이한상), 동탁은잔(銅托銀盞. 주경미), 진묘수(鎭墓獸. 권오영), 왕과 왕비의 관(이송란), 중국도자(정상기ㆍ장남원ㆍ김규호), 철제유물(신경환ㆍ장경숙ㆍ이남규)을 분석했다. 2부에서는 이남석 공주대 교수와 이노우에 히데오(井上秀雄) 일본 교토대 교수가 각각 한국과 일본의 무령왕릉 연구현황을 개괄하고, 무령왕릉 발굴단 멤버들로서 때마다 관련 학술대회에 불려나와 '참회록'을 쓰곤 하는 조유전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과 지건길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발굴경과와 일화를 회고했다. 분석보고서이면서 아울러 도록을 겸하도록 한 이번 보고서는 관련 도판을 풍부하게, 또 모두 원색도판을 수록했다. 이에 의해 가장 놀라운 모습으로 재탄생한 유물이 환두대도. 1천800만 화소로 촬영한 환두대도는 휘황찬란함을 자랑한다. 손잡이 부근에는 금알갱이 800개 가량을 촘촘히 눌러 붙인 모습이 포착됐으며, 주작을 방불하는 신조(神鳥)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동탁은잔 또한 청동 때가 묻힌 모습을 나타냈다. 그 겉면에 나타난 각종 그림은 그 자체가 훌륭한 산수화 한 폭을 연상케 한다. 현재까지 한반도에서는 오직 무령왕릉 한 군데서만 발견된 진묘수에 대한 사상적 접근을 위해 중국측 실물자료가 통시적으로 비교자료로 검토됐다. 고고학 발굴은 조사완료와 보고서 발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새로운 연구의 시작임을 이번 무령왕릉 출토유물 보고서는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끝) <모바일로 보는 연합뉴스 7070 NATE/ⓝ/ez-i>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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