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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탄, 팽성지역 삼국시대 생활유적 잔존 가능성

吾心竹--오심죽-- 2010. 9. 3. 11:21

고려·조선시대 생활유적 매장 가능성 높아

한겨레 | 입력 2006.02.13 22:36

 




[한겨레] 국방부가 문화재 지표조사를 의뢰한 곳은 미군기지 확장이 예정된 서탄면 일대 211만㎡와 팽성읍 일대 942만㎡ 등 1153만㎡(349만평)다. 이번 조사는 건설공사 때 사업시행자가 해당 지역 문화재 지표조사를 해야 한다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것이다.

조사를 맡은 중앙문화재연구원은 조사 결과, 미군기지 이전사업 진행과 관련해 직접적 훼손이 우려되는 유물산포지 3곳은 유물 발견 및 지형여건상 생활유적의 입지가 가능한 만큼 기초 발굴조사를 하도록 했다. 또 천연기념물 분야에서도 해당 지역들이 조류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생태환경을 갖추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고고학적 조사 결과=

캠프 험프리스 확장 예정 터인 팽성지역 조사에서, 대추리 구릉 전체에서 고려시대 이후의 회청색 경질토기와 조선시대 이후의 토기·자기 조각 및 기와 조각이 다량 발견됐다. 이 지역은 한신대 및 경기도박물관 조사에서도 무문토기와 타날문토기 등이 나왔다. 오산비행장 확장 예정 터인 서탄지역은 금각리 유물 산포지와 신장동 구장터 등에서 고려시대 이후 회청색 경질토기와 조선시대 이후 토기·자기 조각 및 기와 조각이 주로 발견됐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서탄과 팽성지역 모두 삼국∼조선시대에 이르는 생활유적이 잔존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들 3곳 외에 기지이전 예정지역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팽성읍 내리와 동창리, 함정리 및 서탄면 장등리 역시 생활유적 매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전 예정지역에서 1㎞ 이내 문화재가 다수 있는데 팽성은 22곳, 서탄은 4곳이 위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천연기념물 조사 결과=

조사 지역에서 모두 89종의 조류가 확인했다. 이 중 법적 보호종으로는 큰기러기, 큰고니, 원앙, 흰꼬리수리 등 17종이 발견됐다. 특히 조사기간인 지난해 7~8월에는 천연기념물 323호인 황조롱이가 서탄지역에서만 2개체가 관찰됐다. 연구원 쪽은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역이 인근에 아산호와 안성천을 끼고 있는 등 먹이가 풍부하고 숲이 잘 보존돼 있어 주요 월동 철새의 서식지 구실을 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미군기지가 들어설 경우 토양오염에 따른 하천지역의 수질악화 및 지형경관 변화로 이런 철새류가 사라지고 물새류와 초지성 조류 등 도심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순 종으로 변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의미와 전망=

최종 결과는 발굴 조사에서 드러나겠지만 일단 서울 덕수궁 터 지표조사에 이은 문화재청의 이번 발굴조사 결정은 지난해 7월 주한 미군기지 안 문화재 보호합의서가 체결되고, 12월 문화재청과 주한미군 사이에 주한미군기지 안 문화재 조사절차서 합의가 이뤄진 뒤 처음 나온 결실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번 결정은 협정 자체의 효력이라기보다 그동안 미군기지 안의 문화재 조사를 줄기차게 요구해온 시민단체들의 여론 조성 노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덕수궁 미국대사관 반대 투쟁을 비롯해 파주 미군 스토리 사격장 저지운동, 미 대사관이 옮겨가는 서울 용산 캠프 코이너 터의 남단(황실 제사시설) 보존을 둘러싸고 시민단체 등에서 활발한 문제제기와 반대 운동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유영재 정책위원장은 "역사유산이 매장돼 있고 각종 천연기념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정부는 미군기지 이전확장을 멈추고 이들 지역을 자연생태현장으로 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주한미군대책기획단은 그러나 "아직 내용을 보고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수원/홍용덕, 노형석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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