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語族
Dravidian languages
남아시아에서 쓰이는 23개 언어를 통틀어 일컫는 어족.
주요언어는 텔루구어·타밀어·칸나다어·말라얄람어·곤디어·쿠르크어·툴루어 등이다.
드라비다어를 쓰는 사람들은 주로 인도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스리랑카·동남아시아·아프리카·파키스탄에도 일부 있다. 4개의 언어, 즉 텔루구어·타밀어·칸나다어·말라얄람어는 각자 그리스도교 이전 시대부터 시작된 독자적인 원본들과 문학적 역사들을 지니고 있으며 이 언어들은 각각 안드라프라데시·타밀나두·카르나타카·케랄라 등의 언어적 차이로 구분되는 주(州)들의 토대를 형성한다. 타밀어는 지리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고 문학적으로 풍부한 언어로서, 인도에서 이에 필적할 만한 언어는 산스크리트뿐이다. 음운론과 문법에 있어 여러 가지 점에서 그 조어(祖語)인 드라비다 공통조어와 일치한다. 드라비다어는 인도유럽어나 혹은 다른 언어들과 연관이 없는 고립된 어족으로 남아 있었다. 이 언어들이 독립된 어족으로 처음 인정된 것은 1816년이었다.
타밀어는 BC 3~2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기록이 가장 오래된 것인데, 여러 개의 방언들이 있고 브라만 계급의 언어와 비(非)브라만 계급의 언어, 공식 언어와 비공식 언어로 나뉜다. 말라얄람어는 독자적인 서체와 풍부한 현대 문헌을 가지고 있다. 닐기리스와 그 인접지역의 소수 부족들은 코타어·토다어·바다가어·이룰라어 등을 쓴다. 코다구어는 쿠르그에서 쓰고, 카르나타라 주에서 쓰는 칸나다어에는 사회적 방언들과 여러 개의 지역 방언들이 있다. 카르나타카 남쪽 지역에서는 툴루어를 쓰는 사람들도 있다. 텔루구어는 지역 방언과 사회적 방언 외에도 뚜렷한 문어체와 구어체가 있다. 콜라미어는 안드라프라데시에서 쓰는 또 하나의 언어이다. 콘다어·가드바어·쿠이어는 오릿사에서 쓰고 곤디어와 파르지어는 마디아프라데시에서 쓴다. 멀리 북부 지방에는 쿠루크어를 쓰는 사람들을 볼 수 있고 비하르 지역에서는 말토어를 쓰는 사람들이 있다. 브라후이어는 파키스탄의 특정 지역에서만 쓰인다.
지금은 드라비다어가 주로 남인도에서만 쓰이지만 예전에는 보다 넓은 지역에서 쓰였다는 것이 틀림없는 사실로 입증되고 있다. 드라비다어족의 특징은 최초의 인도아리아 문학작품으로 알려진 〈리그베다 Ṛgveda〉 에 나타난다. 학자들은 원시 인도아리아어와 드라비다 공통조어라는 2개 언어를 함께 썼다는 가정을 통해서 드라비다어가 인도아리아어에 끼친 영향을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기원전 북부 인도에서는 전적으로 아리아어가 드라비다어를 대신해서 쓰이기도 했다. 사실상 드라비다어를 쓰는 사람들이 인도로 이주해 온 민족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그들이 한때 우랄알타이어를 쓰는 사람들과 접촉하게 되었으리라는 설이 있는데, 이로 인해 이 두 어군 사이의 유사성이 설명된다. BC 2000~1500년에 드라비다어를 쓰는 사람들이 인도 남동쪽으로 이동했다. BC 1500년경에는 3개의 뚜렷한 방언군인 북부 드라비다 공통조어, 중부 드라비다 공통조어, 남부 드라비다 공통조어가 있었을 것이다.
드라비다어의 비교연구는 아직 충분한 진척이 없어 드라비다 공통조어의 재구성도 시험적 단계에 머물러 있다. 드라비다 공통조어는 5개의 모음이 있는데, 이들은 각각 장모음과 단모음의 2가지 속성을 갖고 있다. 자음체계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폐쇄음인 경우 6가지 조음 위치가 있으며 겹자음은 단어의 첫머리에 나오지 않는다. 모든 드라비다 공통조어의 어근은 단음절이며 오직 접미사만을 썼다.
BC 5세기까지 3개의 하위 어족 각각에서 분기 현상이 더 일어났다. 드라비다어는 산스크리트와 그리스어 및 라틴어로 쓰여진 책에서 처음으로 역사에 등장했다. 판디아·콜라·케랄라 등의 지명이 위대한 불교도 왕인 아소카(BC 3세기)에 의해 언급되며, 서양언어로 쌀과 생강을 뜻하는 용어는 고대 타밀어 'arici'와 'iñcivér'로부터 각각 문화적으로 차용되었으리라 추정된다. 아소카의 통치기간중 어느때부터인가 타밀어와 칸나다어는 각기 다른 어법으로 발전되어갔고 드라비다어에서 3번째로 주요한 언어와 문화적 단위인 텔루구어가 등장했다. BC 250년경 아소카 남(南)브라미 서체가 타밀어에 받아들여졌고, 수세기에 걸쳐 자이나교 수도승들이 동굴에 글을 새기는 데 썼다. 칸나다어는 AD 450년에, 텔루구어는 AD 633년에, 말라얄람어는 9세기말에 새긴 글이 가장 오래된 것이다. 타밀어·말라얄람어·칸나다어·텔루구어는 오늘날까지 문학과 행정 분야에서 꾸준히 쓰여왔다. 이들 모두는 다이글로시아의 특징인 공식언어와 비공식언어 사이의 양분법이 발달되어 있다. 또한 이들 언어는 경제적·사회적·정치적 변화에 신속히 적응해왔으며 과학과 예술의 초등과정에서 쓰이고 있다. 18세기말 드라비다어가 발견되기 전에 일반 민중이 쓰던 드라비다어의 역사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드라비다어족의 특징은 구조와 체계의 균형성을 들 수 있는데, 이는 그 변화 속도가 느리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드라비다 공통조어와 비교해볼 때, 다른 상이한 언어들은 다양한 음성 변화를 겪어온 자음 및 모음체계들을 보여준다. 문법에서 두드러진 과정은 접미사를 붙이는 접미사화 현상으로서, 이 접미사들은 서로 결합하기도 한다. 주요품사에는 명사·형용사·동사·불변화사 등이 있다. 이 언어의 한가지 특징은 '대명사화'되거나 '인칭화' 된 명사와 형용사의 존재이다. 예를 들어, 고대 타밀어에서 'i!ai'는 '젊음'을 뜻하는데, 'i!ai-y-am'은 '젊은 우리', 'i!ai-y-ar'는 '젊은 그들'이 된다. 동명사와 분사는 문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장 중요한 차용어들은 산스크리트·팔리어·프라크리트어에서 왔고 오늘날에는 우르두어·포르투갈어·영어가 차용어의 주요출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