考古學

청양서 사비시대 백제고분 수십기 발굴

吾心竹--오심죽-- 2009. 3. 28. 19:41
연합뉴스

청양서 사비시대 백제고분 수십기 발굴

 

 

김태식 기자 = 사비시대(536-660년) 백제지역 무덤이 어떻게조성, 관리됐는지를 결정적으로 볼 수 있는 고고학적 증거가 충남 청양군 청양읍 장승리 고분군에서 확인됐다.

충청매장문화재연구원(원장 박용진)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시행하는 청양우회도로 확.포장 구간에 위치한 장승리 고분군을 발굴한 결과 17일 현재 백제-통일신라시대 고분 51기를 비롯한 다수의 유적 및 유물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도굴 피해를 전혀 보지 않은 백제시대 처녀분 4기를 확인함으로써 이들 묘가 어떤 방식으로 축조됐고, 시신과 부장품은 어떻게 안치했는지등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인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평가된다.

백제고분은 양식상 입구시설이 별도로 있는 횡혈식(橫穴式)과 그렇지 않은 횡구식(橫口式)으로 대별된다. 이중 일부는 봉토가 확인됐으며 어떤 무덤은 묘실로 통하는 입구에서도 시신을 안치한 흔적이 확인됐다.

22호분 묘실 안에서는 인골 2구가 확인됐다. 인골은 모두 머리를 북쪽으로 두고있으며 입구에서 볼 때 좌측이 여성, 우측이 남성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1971년 무령왕릉 발굴과 비교할 때 남녀 시신 배치는 동일하지만, 머리 방향은 정반대이다.

머리를 북쪽으로 두는 장례 풍습은 북쪽에는 죽음을 관장하는 신이 있기 때문이라는 고대 중국사상에서 유래하며 실제 웅진시대 이후 백제(475-660년) 무덤은 대체로 머리를 북쪽을 향한 반면, 무령왕릉만 특이하게 머리를 남쪽에 두고 있다.

발굴단은 인골에 대해서는 형질인류학적 분석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이번 출토 유물로 보아 2명 이상을 안치한 것이 확실한 A-11호분은묘실 입구와 바깥을 판석으로 완전히 밀폐시킨 가운데 묘실 안쪽은 천장 덮개까지완전히 흙으로 메웠음이 드러났다.

이러한 무덤 축조방식은 새로운 것으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일부 무덤에서는 봉분 주위로 판 일종의 도랑 시설인 주구(周溝)가 확인된것은 물론 어떤 무덤은 이러한 주구를 2중으로 둘러치고 있음도 드러났다.

주구를 갖춘 이러한 무덤은 최근 들어 충청 이남 서해안 일대를 중심으로 연이어 확인되고 있는 삼국시대 초기 무덤들인 소위 주구묘 및 일본열도의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과도 어떤 연관성을 지닐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울러 2중 주구는 축조 시기가 다른 것으로 판단됨으로써 무덤을 축조한 뒤에도 봉분과 묘역을 꾸준히 관리했음을 추측하게 한다.

출토 유물로는 곧은아가리토기(直口壺)와 병(甁), 덮개(蓋杯) 등 토기와 쇠도끼와 쇠칼, 쇠못 및 석제 방추차가 확인됐다. 장신구로는 금동으로 만든 귀고리 한 쌍과 관모(冠帽) 장식용 철심(鐵心)도 있다. <사진 있음>taeshik@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