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安歷史文化硏究

취암산, 흑성산, 중구봉, 작성산, 사직단 기우제문...순암 안정복

吾心竹--오심죽-- 2011. 11. 7. 14:48

< 취암산, 흑성산, 중구봉, 작성산, 사직단 기우제문...순암 안정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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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암산 기우제문 외, 순암선생 문집 제20권 .hwp

 

 

* 취암산...매봉(응봉-鷹峯...천안지명유래), 일명...배넘이산(조선지지자료-1911년), 이빠진산

               천안 목천, 성남면 방향에서 보면 매, 수리 모양의 바위 형상을하여 매봉이라함.

 

 

순암선생 문집 제20권 제문(祭文)

 

 

취암산(鷲巖山) 정유년 (1777년, 정조1년)

 

 

천지가 개벽(開闢)함에 산악(山岳)이 열을 지어 우뚝 솟아 제각기 경내 토지를 맡아 백성들의 준칙이 되었으니, 구름과 비를 토하고 들이마셔 화육(化育)을 도움에 있어 진실로 그 신령스러운 공력을 잃어버리면 누가 그 책임을 맡을 것인가.

근자에 하늘의 꾸짖음으로 혹심한 한발이 계속되어 하천과 못이 고갈되고 들판은 붉게 갈라져 농사의 때가 점점 늦어 파종할 시기를 놓쳐버렸으니, 애달픈 우리 백성들이 하늘을 잃고 어디에 의지하리요. 이같이 한탄하는 것을 민망히 여겨 두려움에 몸둘 바를 몰랐으나 하늘에 호소하려 해도 길이 없어 사직(社稷)에 기도하였는데, 약간의 단비로 신령의 혜택을 입었으나 이렇게 한 번 쏟아진 비로 어찌 넉넉하다 하겠습니까. 다시 희생과 폐백을 정돈하여 분주히 여러 산에다 제사를 지냈는바, 상왕산(象王山)과 작성산(鵲城山)에 차례로 제사를 올렸으나 비가 올 뜻은 묘연하고 밝은 해만 여전히 내리쬐고 있으니, 시정(時政)이 마땅함을 잃었는데 신이 어찌 태연하겠습니까.

오직 이 취암산은 또한 신령스러움이 나타났으니 감히 거듭 경건히 고하여 신의 은혜를 바라는 바입니다. 아, 우리 산신령은 하늘이 맡긴 바를 특별히 생각해서 위로는 하느님께 호소하고 아래로는 대지의 산을 살펴서 우레를 맡은 신에게 찾아가고 번개의 신을 지휘하여 시원히 장마비를 내려 기름진 물이 사방으로 흐르게 하소서. 도랑과 논두둑에 물이 도도히 흐르고 모든 곡식들이 잘 자라서 곡식이 부족할 걱정이 없게 되면 이것이 누구의 덕이겠습니까. 작은 정성을 다 바치노니 삼가 와 이르소서.

 

 

鷲巖山祈雨祭文 丁酉

 

天地開闢。山岳列峙。各主境土。爲民之紀。吐納雲雨。參贊化育。苟失神功。誰任其責。近有天譴。旱魃爲虐。川澤渴涸。田野赤坼。農時漸晩。播種愆期。哀我民斯。失天何依。悶此嗷嗷。跼蹐未寧。籲天無堦。禱于社庭。一犂甘澤。縱蒙神惠。揆此滂沛。豈曰有裕。再整牲幣。奔走羣望。次及象王。次及鵲城。雨意杳然。杲杲如前。時政失宜。神豈恝然。惟此鷲巖。亦著靈異。敢伸虔告。冀蒙神惠。咨我山靈。特念所付。上訴天門。下鑑后土。撝駕雷公。指揮電母。夬賜霖雨。膏澤旁流。溝塍滔滔。百糓由由。艱食無憂。是誰之德。罄竭微衷。庶幾來格。

 

 

 

 

순암선생문집 제20권 제문(祭文)

 

 

상왕산(象王山) 정유년

 

생각건대, 흑성산(黑城山)은 이 고을 백 리 안에서는 제일 큰 산으로, 이름이 지리지(地理誌)에 기록되어 있으며 일찍부터 신령스러움이 드러났습니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구름을 일으켜 비를 내려서 만물과 백성을 윤택하게 함으로써 성대한 은택에 어긋남이 없었는바, 중간에 간혹 비를 아낀 것은 사람들의 잘못으로 인함이며 비를 내리고 햇볕을 비춤이 때에 어긋난 것은 수령이 초래한 바였습니다.

바야흐로 이 농번기에 온 들판이 말라 갈라져 불쌍한 우리 백성들은 하늘을 우러러보며 할 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도랑이 말라 종자를 심을 수가 없으며 보리와 밀이 이미 마르고 가을 곡식 또한 해를 입었습니다.

어제 사직에 고하였으나 사직이 응답하지 않으시니 이는 신명이 신령스럽지 않아서가 아니라 각각 능한 바가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구름을 일으켜 비를 내리는 권한은 전적으로 산신령에게 있으니 우러러 하느님께 호소하고 민생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조화의 자루를 움직여 이 착한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푸소서.

허물은 실로 저에게 있는데 백성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세차게 세 자 정도의 비를 내려 은택이 사방에 미치게 하신다면 우리 백성 뿐만 아니라 온 나라의 경사가 될 것입니다. 우러를수록 더욱 높기에 예(禮)를 다하고 성의를 다하나이다.

 

 

象王山祈雨祭文 丁酉

 

曰惟黑城。鎭玆百里。名標地誌。夙著靈異。興雲作雨。潤物澤民。亘古亘今。罔愆霈恩。間有慳閟。或由人事。雨暘不時。職司攸致。方玆農月。四野龜坼。哀我萬民。瞻天雀息。溝澮乾涸。種不入土。二麥旣枯。秋糓亦蠱。昨告社稷。社稷不應。非神不靈。各有所能。雲雨之權。專藉山靈。上訴玄宰。俯矜民生。運其化柄。惠此元元。咎實在我。民何辜焉。霈然三尺。澤及四境。豈但吾民。邦國之慶。仰之彌高。盡禮盡誠。

 

 

 

 

순암선생문집 제20권 제문(祭文)

 

 

중구봉(重九峯) 정유년

 

 

엎드려 생각건대, 천지의 조화를 도와 삼재(三才)에 참여하는 것은 사람이며 생성(生成)의 자루를 쥐고서 만물을 육성하는 것은 신입니다. 인도(人道)는 양(陽)을 주관하고 신도(神道)는 음(陰)을 주관하되 서로 의지하고 보호하면서 천명(天命)을 받들어 따라 오직 백성을 사랑하고 만물을 아끼는 것으로써 마음을 삼습니다.

지금 가뭄이 계속되어 하지(夏至)가 넘도록 비가 내리지 않고 있으니, 백성들로써 말하면 장차 굶주려서 다 죽게 되었고 곡물로써 말하면 타고 말라서 다 사라져 버릴 것만 같습니다. 백성도 없고 곡물도 없다면 신은 장차 무엇을 의지하며, 천명을 받들어 따른다는 뜻이 과연 어디에 있겠습니까.

가만히 생각건대, 중구봉은 높이 솟은 산봉우리의 모양새를 가지고 말한다면 상왕산, 작성산, 취암산 세 산에 미치지 못하지만, 경내의 가운데에 위치하여 도회(都會)의 땅이 되고 여염(閭閻)을 감싸고 있어 고을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곳이 됩니다. 백성들이 돌아가는 바에 신 또한 여기에 의지하는 법이니, 이것이 바로 이 봉우리가 제사하는 법전에 들어 고을 사람들이 높이 받드는 곳이 된 까닭입니다.

백성에게 바람이 있으면 신은 반드시 따라주는데, 지금 한발의 재앙으로 인하여 이 달 15일부터 사직에 고했으나 사직이 영험을 내리지 않고 세 산에 고했으나 세 산도 응답이 없었으니, 이것을 가지고 말한다면 신과 사람이 서로 도와주는 뜻은 말할 것이 못 됩니다. 만약 지금의 정치가 잘못되어 그렇다고 말한다면 그 죄는 수령에게 있으니, 수령의 불초(不肖)함 때문에 무고한 백성으로 하여금 이같은 화독(禍毒)을 당하게 한다면 실로 상벌(賞罰)의 권도(權度)를 잃어버린 것인바, 생민(生民)들이 어찌 원통해하지 않겠습니까.

엎드려 빌건대, 산신령께서는 이렇게 간절한 바람을 굽어보시고 하루 빨리 단비를 내리시어 메말라가는 싹을 소생하게 하고 붉게 갈라진 대지를 기름지게 하소서. 그리하여 위아래 들에 다 모내기를 하고 높고 낮은 밭에 다 곡식이 잘 여문다면 신과 바람이 서로 도와주는 뜻을 얻었다 할 것이고 천명을 받들어 잇는 뜻도 지극하고 극진하게 될 것입니다. 삼가 조촐한 제수를 갖추어 경건히 산에 고하나니 신령이 있으시다면 작은 정성을 굽어 살피소서.

 

重九峯 祈雨祭文 丁酉

 

伏以贊天地之化而參爲三才者人也。操生成之柄而亭毒萬物者神也。人道主陽而神道主陰。自相依保。奉承天命。惟以仁民愛物爲心。今玆之旱節逾夏至。雨澤不降。以民言之。民將飢餓而盡劉矣。以物言之。物將焦枯而盡銷矣。無民無物。神將何依。而奉承天命之意。果安在哉。窃惟重九峯。以巖巒之體勢言之雖。不及於象鵲鷲三山。而居一境之中。爲都會之地。包有閭閻。爲邑中人民之所瞻仰。民之所歸。神亦依焉。此玆峯之所以入于祀典。而爲邑民崇奉之地也。民有所願。神必從之。今以魃灾。自今月十五日以後。告于社稷。社稷無靈。告于三山。三山不應。由此言之。神人相與之義。無可言矣。若以時政之不善而言之。則罪在守宰。以守宰之不肖。而使無辜之生民。罹此禍毒。實失賞罰之權。而爲生民者。豈不冤乎。伏乞山靈鑑此至懇。速賜甘霈。使槁枯之苗得蘓。使赤坼之地潤滑。無論上平下平。皆得移秧。高田低田。畢盡穰熟。則可謂得神人相與之意。而奉承天命之義。至矣盡矣。謹具菲薄。虔告山上。惟神有靈。俯矚微忱。

 

  

 

순암선생문집 제20권 제문(祭文)

 

 

작성산(鵲城山) 정유년

 

 

삼가 생각건대, 이 산은 백제 위례(慰禮)에서 시작하여 부여씨(夫餘氏) 이후로는 이름이 지리지(地理誌)에 오르고 제사 지내는 법전에도 나타났으니, 실로 신령스럽고 빼어난 기운이 모인 곳으로서 백성들이 우러러보는 바입니다. 볕이 나고 비가 내리게 하는 화육(化育)의 권한을 지니고서 수천 년을 흘러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근일에는 한발(旱魃)의 재앙이 있어 보리는 이미 말라 여물지 못하고 모내기 또한 할 수가 없어 백성들이 근심하면서도 호소할 곳이 없었는데 주상(主上)께서 이를 민망히 여기시어 자신을 책(責)하는 교지를 내리자 방백(方伯)들이 명을 받아 옛 예(例)를 닦아 거행하였습니다. 수령이 달려나가 명을 받들어 엄숙히 희생(犧牲)과 폐백을 준비하여 날마다 호소하였는데, 사직(社稷)에 빌자 약간의 비를 주었고 다음으로 흑성산(黑城山)에 빌자 구름만 끼고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천명(天命)을 받들어 조화의 권세를 주도하는 자는 신입니다. 하늘은 만물을 살게 하는 것으로써 마음을 삼는데 어찌 이 백성으로 하여금 구렁텅이에서 뒹굴게 하려 하겠으며, 신 또한 어찌 천명을 어기고 그 사이에서 사사로이 주고 빼앗음이 있겠습니까. 재이(灾異)가 오는 것은 반드시 느껴 이르게 하는 원인이 있는 법입니다. 실로 제가 재주도 부족하고 덕도 없어 직책을 제대로 받들지 못하여 천지의 신명에게 어여삐 보이지 못했기 때문에 무고한 백성들이 아울러 그 화(禍)를 당한 것이니 어찌 원통하지 않겠습니까. 엎드려 빌건대, 신명께서는 이 지극한 심정을 살피시어 정령(政令)이 불편하여 이와 같은 재앙을 부르게 된 것이라면 죄는 저의 일신에 그치시고 하루 빨리 단비를 내리시어 이 착한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푸소서.

제가 이 비루하고 그릇됨을 헤아리지 못하고 문득 보잘것 없는 제수를 갖추어 사람을 보내 산 아래에서 정성을 올리게 하고, 동으로 바라보며 머리를 조아리니 간절히 기구하는 지극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삼가 고하나이다.

  

 

 

鵲城山 祈雨祭文 丁酉

 

窃惟玆山。出自慰禮。自夫餘氏以後。名揭地乘。著在祀典。實靈秀之會而民人之所瞻也。曰暘曰雨。操化育之柄。歷千百年而至于今矣。近以旱魃爲灾。麥旣枯而不實。稻又不得以種。民生嗷嗷。籲告無所。主上悶念。責躬有敎。方伯申命。修擧舊例。守土之臣。駿奔承命。肅將牲幣。鎭日呼訴。訴于社稷。畧施一犂。次及黑城。密雲不雨。奉天命而主化權者神也。天以生物爲心。豈欲使斯民顚連於溝壑。而神亦豈有違天命而私予奪於其間也哉。灾異之來。必有感召之因。良由某才蔑德薄。奉職無狀。無以媚上下之神祇。無辜之民。幷受其禍。豈不寃哉。伏乞明神諒此至情。政令之不便。致此災盭。則罪止于某之一身。速賜甘霈。惠此元元。某不揣鄙謬。輒具菲薄。遣人致虔于山門之下。東望叩頭。無任祈懇迫切之至。謹告。

 

 

  

순암선생문집 제20권 제문(祭文)

 

 

사직단에 비를 비는 제문[社稷祈雨祭文] 정유년

 

 

모(某)가 외람되게 재주도 없으면서 분수에 넘치게 이 고을을 지키게 되어 밤낮으로 두려워하며 이루어 나갈 방도를 알지 못했는데, 또 가뭄을 당하여 보리와 밀이 이미 절단나고 모내기를 할 기약도 없으며 온 들판이 거의 다 갈라져서 백성들이 애타게 비를 기다리며 도로에서 부르짖고 있습니다. 대저 비가 오고 볕이 나는 것이 순조롭지 않음은 실로 정령(政令)이 합당치 아니한 데서 말미암으니, 이는 모두 수령이 형편 없어서 이와 같은 큰 재앙을 부른 것입니다. 가만히 생각건대 사직(社稷)의 신은 토지와 곡식을 주관하는데, 이 백성이 토지가 아니면 무엇을 의지하며 곡식이 아니면 어찌 살겠습니까. 사람과 귀신은 간격이 없어 저절로 서로 보우하는 것입니다. 천지의 큰 덕은 생(生)으로서 모든 생물을 살리는 것으로 마음을 삼습니다. 이 고을의 사(社)와 직(稷)은 맡은 바가 비록 한 경계 안에 지나지 않지만, 수만 명의 백성들의 목숨이 우러러 받들어 살아가는 것은 오직 이 사직을 의지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올해에 곡식이 익지 않는다면 백성들이 어떻게 살겠으며, 신에게 제사 드리는 예를 장차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엎드려 빌건대, 신명께서는 상천(上天)의 지극히 어진 마음을 본받고 죄없는 생민(生民)들의 정상을 불쌍히 여기시어 하루 속히 단비를 내리시어 흉년을 뒤집어 풍년이 들게 하소서. 만약 이 수령에게 허물이 있다면 스스로 벌을 받아야 할 것이며 백성들과는 상관이 없는 일입니다. 감히 희생(犧牲)과 폐백을 갖추어 우러러 보잘것 없는 정성을 펴나이다.

 

 

社稷 祈雨祭文 丁酉

 

某猥以不才。濫守玆土。夙宵兢惕。罔知攸濟。而又値亢旱。二麥旣損。移秧無期。上坪下坪。幾盡龜坼。小民喁喁。呼號道路。大抵雨暘之不若。實由於政令之乖當。此莫非某爲宰無狀。致此大戾也。窃惟社稷之神。主土主穀。惟此民人。非土何依。非糓何生。人神無間。自相保佑。天地之大德曰生。惟以生物爲心。邑社邑稷所掌。雖不過一境之內。而屢萬民命之仰戴而生者。惟社稷是賴。假使年糓不登。則民何以生。而享神之節。將何以爲之哉。伏乞神明體上天至仁之心。愍生民無辜之情。速賜甘霈。反歉爲豊。至若守宰之有罪。則自當論罰。無關於百姓。敢將牲幣。仰伸微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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